일본 정부는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전투기 탑재용 미사일 기술을 영국과 공동 연구한다는 방침을 ‘중요안건’으로 결정했다. 아베 신조 정부가 4월 무기수출 3원칙을 폐기하고 새로운 방위장비이전 3원칙(신 3원칙)을 각의 결정한 데 따른 첫 번째 적용사례이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은 신 3원칙에 따라 무기수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가 공동개발중인 공대용 미사일 ‘미티어’개발에 참가키로 했다. 미티어는 영국의 미사일 대기업 MBDA가 주도, 개발중인 제품으로 일본의 미쓰비시 전기는 대형 망원경과 가정용 에어컨에 활용되는 적외선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적외선 기술을 목표물을 추적하는 데 필요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요소이다. 일본 정부는 장기적으로 미티어를 항공자위대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 F35에 탑재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미티어는 살상능력이 강해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신 3원칙에 명기한 평화 국가로서의 행보를 계속한다는 이념에서 일탈하는 것으로, 일본이 관련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국제분쟁을 조장하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요격미사일 패트리어트2(PAC-2) 센서의 부품을 미국에 수출한다는 방침도 결정했다. 해당 부품은 미쓰비시중공업이 미국 방산회사인 레이시온의 라이선스를 얻어 생산하는 것으로, 레이시온이 부품생산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미국이 수년전부터 일본 정부에 수출을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은 그간 무기수출 3원칙을 내세워 난색을 표했으나 아베 총리는 아예 원칙을 변경, 미국 수출길을 열었다.
교도통신은 “아베 정권이 일본 기업의 높은 기술을 외교 카드로 사용, 미국과 영국 등과 협력관계를 강화, 자신이 내건 적극적 평화주의를 추진하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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