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들 “지원금 턱없이 부족” 실제로 전환하는 학교 많지 않을 듯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율형사립고에 5년 동안 최고 14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공약에 따른 것인데 자사고측은 “지원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일반고로 자율 전환하는 자사고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7일 시교육청이 발표한 ‘일반고 전환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지원 방안’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를 ‘서울형 중점학교’로 지정, 2019년까지 행ㆍ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중점학교는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2,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인문사회계열, 예술ㆍ체육계열, 자연계열 등의 복수 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자사고로 입학한 기존 재학생에겐 졸업 때까지 자사고 교육과정을 보장하고, 중점학교의 교육과정도 함께 제공해 일반고 전환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교육청은 4~8개의 중점학급을 구성해 복수의 중점학교 과정을 운영할 경우 시설ㆍ기자재 지원금 7억원과 5년간 운영비 7억원 등 총 14억원을 지원한다. 2~4학급의 단수 중점과정을 운영할 경우엔 5년간 매년 2억원씩 1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시교육청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시 희망할 경우 혁신학교로 지정하고, 등록금 감소 부분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자사고들은 이 정도의 유인책은 일반고로 전환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 자사고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반고 전환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50억~60억원을 지원한다 해도 사실상 전환이 어려운데, 연간 운영비 1억~2억원으로 어느 학교가 자진해서 전환하겠느냐”며 “너무 무리한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또 다른 자사고 교장도 “자사고로 입학했는데 갑자기 일반고가 되면 학부모들이 가만 있겠느냐”며 “일반고로의 전환은 꿈도 안 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미 기득권층이 된 자사고에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지원 금액도 자사고가 바라는 수준에 못 미치겠지만 기대수준에 맞춰준다 해도 특혜와 역차별 등 또다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