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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교회가 교황의 뜻 재산 10분의 1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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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교회가 교황의 뜻 재산 10분의 1로"

입력
2014.07.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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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김근수 '교황과 나' 발간, 이색적인 십일조 운동 제안도

김근수
김근수

“교회는 스스로 가난해져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교황의 언행을 통해 한국 가톨릭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한 해방신학자의 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근수(54ㆍ사진)씨의 ‘교황과 나’(발행 메디치)는 교황의 말과 글을 번역해 단순 전달하는 최근 서적과 결이 확연히 달라 주목할 만하다. 김씨는 독일에서 신약성서를, 엘살바도르에서 해방신학을 공부한 가톨릭 평신도다.

김씨는 ‘진보 교황’ 프란치스코의 언행이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가난’이라고 책에서 주장한다. 프란치스코 언행에 따라 교회는 ‘가난한 교회’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씨는 ‘십일조운동’을 제안하기도 한다. 소득의 10분의 1을 교회에 바치는 개신교의 십일조와는 다르다. 김씨가 주장하는 십입조는 가톨릭 교회가 가진 재산을 지금의 10분의 1로 줄이자는 것이다.

김씨는 “성당 신축, 성지 개발 같은 교회의 지출을 줄이고 성직자들은 골프장 출입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지나친 액수의 헌금은 받지 않는 등 교회의 수입 역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 천주교는 교무금과 건축헌금, 감사헌금, 미사예물 등 여러 종류의 헌금을 받고 있는데, 그 액수가 독일보다도 많고 이런 나라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는 거다.

김씨는 “한국 천주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편들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는 교회는 가난해지되, 교회가 향해야 할 곳은 가난한 이들임을 역설한다. 김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하는 가난한 교회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는 바로 예수가 걸었던 길”이라며 “규제 받지 않는 자본주의에 대한 교황의 비판을 마음에 새기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은 곧 예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씨는 “교회 개혁에 애쓴 예수회와 프란치스코회의 특성을 한 몸에 조화시킨 인물이 바로 교황 프란치스코”라며 “그는 이름대로 살아갈 분”이라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소속이면서도 ‘맨발의 프란치스코’ 성인에서 이름을 따왔다.

김씨는 ‘가난한 교회’외에도 여성 사제의 허용, 이웃종교와의 대화, 동성결혼, 사제의 육체노동 등 도발적인 주제들을 천주교계에 던진다. 김씨는 “교황의 개혁적 이미지가 한국 사회와 교회에 축소돼서 전달되는 게 안타까웠다”며 “나의 주장들이 교회는 물론 신자들의 변화와 실천의 물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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