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3월 24일, 가장 따뜻한 곳 제주에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이기에 더욱 바람이 매서웠는지 모른다. 하나같이 머플러로 귀를 꽁꽁 감쌌지만 고무신 밖의 맨 살까지 감추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즐겁기만 한 오늘. 서울중앙방송국(KBS)연예단이 위문공연을 위해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를 찾은 날이다. 군악대와 의장대가 연주 시범을 보였고 임택근 아나운서와 박재란의 노래, 장소팔 고춘자의 만담이 관중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손용석 사진부장 stones@hk.co.kr 정부기록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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