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행하는 신종 허브마약을 국내에 들여와 회원제로 관리한 고객 130여명에게 유통시킨 일당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법 위반 혐의로 일본인 총책 Y(42)씨와 국내 판매책 허모(30)씨를 구속하고, 다른 판매책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6,000만원어치의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된 56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나머지 고객들의 위법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Y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본에서 허브마약 약 10㎏을 몰래 들어와 100여 차례에 걸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단골 고객이었던 허씨는 허브마약의 인기가 높아지자 올해 2월 Y씨에게 회원 명단과 허브마약 500g을 넘겨받아 판매에 나섰다. Y씨는 일본에서 허브마약을 10여 회에 걸쳐 국제우편으로 보내거나 여행가방에 넣어 국내로 들여왔지만 세관에서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허브마약은 쑥이나 녹찻잎 등에 물에 녹인 마약을 뿌린 뒤 건조시켜 만든다. 이들이 제조에 사용한 마약은 히로뽕, 엑스타시와 같은 암페타민 계열의 ‘알파(α)-pvt’로 중독성과 환각성이 강해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임시마약으로 지정됐다. 구매자들은 담배에 허브마약을 넣어 피웠다.
조사결과 Y씨는 인터넷에 블로그를 개설해 허브마약을 광고했다. 한 번이라도 산 ‘고객’에게 허브마약 반입 때마다 이메일을 보내 관리했고 세 팩을 사면 한 팩을 무료로 주는 행사까지 벌였다. 30회 투약할 수 있는 한 팩(3g)을 15만~20만원에 팔았다. 고객은 20~30대로 유흥업 종사자, 회사원, 대학생까지 있었다.
일본에서 소규모 광고회사를 운영했던 Y씨는 허브마약이 젊은층에서 유행한다는 소문을 듣고 한국에 들여올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는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을 그대로 들여와 팔다가 수익을 늘리기 위해 직접 제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허브마약을 흡입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인도로 돌진하는 등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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