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바마 외교실정 비판에 인내외교 주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바마 외교실정 비판에 인내외교 주문

입력
2014.07.17 15:46
0 0

저녁뉴스 황금시간대에 깜짝회견

진정성 조치까지 협상 불가론 역설

"러 고립·경기 위축 목도하게 될 것, 이란 핵 협상 실질적 효과" 주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 오후 5시 넘어 백악관 기자실에 예고도 없이 나타났다. 시청률이 높은 저녁뉴스 방송 시간대에 맞춘 듯했다. 언론이 잔뜩 기대했던 기자회견의 화두는 외교정책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내 외교’를 꺼냈다. 그는 “우리는 복잡한 세계, 도전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모든 문제들이 미국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쉽고 빠른 해결책은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나는 통수권자로서 우리가 인내하면, 또 단호하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설명한 인내 외교는 오바마 1기 정부 때부터 유지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의 확대판과 흡사했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조치를 하기까지 기다리되 그 전에 협상은 없다는 정책이다.

그가 원칙을 세운 뒤 고진감래하는 외교의 대표적 사례로 든 것은 이란 핵 협상, 러시아 제재였다. 특히 협상시한이 20일로 다가온 이란 핵 협상에 대해 ‘실질적 진전’이 있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초래한 러시아 제재에 대해선 앞으로 인내 외교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러시아 지도자는 외교적 고립과 경기위축 등 자초한 결과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내 외교는 최근 세계 각지에서 미국 외교정책과 외교력이 영향력을 갖는지 의심받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동의 경우 시리아 내전 외에도 수니파 반군이 세력을 키운 이라크 사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충돌 등 악재만 더해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 65년 만에 처음으로 동맹국 독일이 현지 미국 대사관의 정보책임자를 추방하는 일이 벌어졌다.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주간 프레드 하이아트는 외교안보 보좌진을 추종자들로 채운 것이 문제라며 “집권 1기 때처럼 고언을 아끼지 않는 경쟁자들로 팀을 구성하라”고 인적 쇄신을 충고했다. 같은 신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도 “외교정책이 타성에 빠져 있다”며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 보좌관의 제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처럼 위기에 처한 오바마 정부 외교정책에 대한 대국민 설명회 자리였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진보성향 언론들까지 가세해 비판하는 자신의 외교정책 내용에 아무런 변화를 시사하지 않았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로스네프티와 노바텍, 국영은행 VEB와 가스프롬뱅크, 군수기업 8곳 등을 추가 제재리스트에 올렸다. 이 기업들은 미국 금융시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조언자인 이고르 셰골레프 통신부 장관, 세르게이 네베로프 하원 부의장 등 4명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유럽연합(EU)도 이날 28개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러시아 기업을 포함시킨 추가 제재를 단행키로 결의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