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블론세이브 불구 구위 신뢰
“그래도 임창용(38ㆍ삼성)이다.”
류중일(51) 삼성 감독의 믿음은 변함없다. 류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LG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친 뒤 “후반기에도 마무리는 당연히 임창용이다. 아니라면 대체 누구를 기용해야 하는가”라며 “(임)창용이가 마무리로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서른 여덟 살의 나이에도 150㎞의 빠른 직구를 뿌린다. 특유의 유연한 몸으로 ‘힘들이지 않고 강한 공을 던질 줄 안다’는 평가를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7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올 시즌,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며 류 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다. 타자와 만나는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난타 당하기 일쑤였다.
출발은 좋았다. 4월 6경기에서 6.1이닝 2안타 7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2승 3세이브를 거뒀다. 소속팀 후배 차우찬은 “선배가 던지는 모습만 봐도 후배들의 입이 쩍 벌어진다. 롤 모델이 바로 눈앞에서 공을 뿌리니 그냥 멋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윤성환 안지만 심창민 등도 “저 나이에도 저런 구위를 갖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5월(3.38), 6월(6.43), 7월(23.62) 등 경기를 거듭할수록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변화구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직구까지 맞아 나갔다. 여기에 6번의 블론세이브가 자존심에 생채기를 냈다. 총 28경기에서 4승2패 17세이브 5.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지난 10일 대구 롯데전에서 패전 투수가 된 뒤 2군행을 통보 받았다.
류 감독의 고민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임창용이 합류하기 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던 안지만 카드를 다시 꺼내 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3년 연속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야구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2군에서 잃어버린 밸런스만 되찾아 온다면 임창용의 공을 제대로 칠 수 있는 타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이다.
한편 류 감독은 전반기 최고의 선수로 신고 선수 출신 외야수 박해민(24)을 꼽았다.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되고 지난해 상무 시험에도 떨어진 그는 혜성 같이 나타나 69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에 36득점 17타점을 올렸다.
류 감독은 “박해민의 활약이 나에겐 즐겁다. 선수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재능을 떨치는 모습이 기특하지 않나. 이런 선수들이 자꾸 나와줘야 한다. 박해민이 지금의 성과에 절대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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