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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일상 속에서의 정화

입력
2014.07.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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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그것은 생존을 위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로 받아들여진다. 해결해야 하고 치러야 하는 일은 도처에 산적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꿈을 꾼다. 고즈넉한 산사에서, 숲에서 혹은 사막 같은 데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삶을 정화할 수 있기를. 그런데 스님들처럼 좌복을 깔고 절을 하거나 바른 자세로 앉아 단전호흡을 하는 것, 또는 요가나 명상을 하는 것만이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만히 우리의 일상을 살피면 어렵지 않게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을 긍정하고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그것들은 결코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데, 나의 경우에 비추어 열 개 정도를 꼽아보면, 손톱을 깎는 것, 샤워, 길에서 휴지를 줍는 것,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것, 면도, 구두를 닦는 것, 이불을 터는 것, 빨래를 개는 것, 책상정리, 접시를 닦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 열 가지의 행동을 하는 동안 종종 나는 나 자신이 좀더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행복한 삶을 사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아무래도 자존감을 유지하는 일일 텐데, 자존감을 유지하는 시작은 ‘나는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일지도 몰라’ 같은 자신에 대한 선망을 갖는 일인 것 같다. 선망이란 들뜸과 설렘을 수반하는 것인데, 자신에 대해 설렘이 없는 사람이 그 누구를 설레게 할 수 있을까.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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