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전차군단’ 독일이 축하 행사에서 아르헨티나를 조롱하는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일자 독일축구협회(DFB)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볼프강 니어스바흐 DFB 회장은 16일(한국시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들이 기쁜 마음에 즉흥적으로 그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생각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하할 뜻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15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우승 축하 이벤트를 가진 독일은 아르헨티나와의 결승골의 주인공인 마리오 괴체(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베테랑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등 6명이 무대 위에서 보인 춤과 노래가 문제를 일으켰다.
그들은 “가우초는 이렇게 간다”는 노래를 부르며 허리를 숙여 구부정한 자세로 걷다가 허리를 곧게 펴고 걸으면서 “독일인들은 이렇게 간다”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가우초’는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목동을 뜻하는 말로, 이런 노래와 춤은 월드컵 결승전 상대였던 아르헨티나를 비하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온라인판에서 “아르헨티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지적했고,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역겨운 조롱”, 타게스슈피겔도 “천박하다”고 비판했다. 아르헨티나 스포츠 전문지인 올레(Ole)는 “이는 차별주의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니어스바흐 회장은 “선수들은 바르고 공정한 스포츠인들로, 단지 팬들과 함께 축하하려고 했을 뿐 누군가를 조롱하지 않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훌리오 그론도나 아르헨티나협회장에게 편지를 보내 그 행동이 전혀 무례한 뜻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 결승에서 격돌했던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9월3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친선경기를 갖는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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