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전반기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팀 성적은 8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희망도 봤다. 구멍 난 내야진을 훌륭히 메운 유틸리티 플레이어 박계현(22)의 발견이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로 SK 유니폼을 입은 박계현은 지난 4월13일 아킬레스건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한 박진만 대신 1군에 올라왔다.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나갔던 그는 5월29일 넥센전에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빠른 발로 베이스를 두 차례나 훔쳤다.
박계현은 붙박이 3루수 최정마저 부상으로 빠지자 꾸준히 선발로 나갔다. 주포지션은 2루수지만 팀 상황상 3루를 맡았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중견수 수비까지 연습했던 그에게 3루 자리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생소한 자리였다.
그러나 박계현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았다. 특유의 빠른 발은 물론 타격 솜씨까지 더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야구 팬들에게 확실히 알렸다. 재활군에 있던 최정은 1군에서 자리를 잡은 박계현에게 “1군에 돌아가도 백업을 해야겠다”며 농담으로 말하기도 했다.
박계현은 전반기 34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 10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 최정이 복귀하며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으나 박계현의 활용 가치는 여전히 충분하다. 박계현은 다시 원래 자리인 2루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박계현은 17일 “삼성 박해민처럼 많이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나 또한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팀 성적이 안 좋아 아쉽다”며 “그래도 1군에서 내 역할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반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후반기에 자신의 포지션에서 또 다른 기회를 노린다. 박계현은 “줄곧 수비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3루수를 하다가 2루 수비를 다시 하니까 어렵기도 하지만 점점 적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입대를 미루고 올 시즌을 별렀던 박계현은 ‘최고보다는 최선을’이라는 문구를 마음에 새기고 힘찬 비상을 꿈꾸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