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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사단 군인 오빠들, 꼭 답장 주세요

입력
2014.07.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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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서고 1·2학년생 469명 총기사고 軍장병들에 위문 편지

"덕분에 편한 마음으로 공부해요, 고생하는 형·오빠들에 힘 됐으면..."

17일 양서고 1학년 1반 학생들이 22사단 장병들에게 전달할 위문 편지와 엽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17일 양서고 1학년 1반 학생들이 22사단 장병들에게 전달할 위문 편지와 엽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TV속에서만 보던 군인 오빠들인데, 막상 편지를 보내려니 쑥쓰럽네요.” “군인 형! 더운데 고생 많으시죠? 우리도 정말 힘들게 공부하거든요. 그러니까 꼭 답장 주셔야 해요.”

16일 경기 양평군 양서고에서는 위문 편지 쓰기가 한창이었다. 1, 2학년생 469명이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위문편지를 군부대에 보내기로 한 것. SNS와 이메일에 익숙한 학생들은 생전 처음 써 보는 위문편지에 처음에는 어색해 머뭇거렸지만 금세 편지지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더위 먹지 마세요” “다치시면 안 돼요~”라는 건강을 걱정하는 글부터 “형들 덕분에 편한 마음으로 공부해요” 등 감사의 문구들도 편지에 오롯이 담겼다. “연예인 ○○닮은 여고생인데요…” “형들 중에 혹시 양서고 졸업한 선배님도 있나요? 그렇다면 꼭 답장 주세요!”라는 장난끼 가득한 문구도 눈에 띄었다.

편지지에도 정성이 묻어났다. 엽서 뒷면에는 양서고 전경을 찍어 넣었고 앞 면은 형형색색 색연필로 예쁘게 꾸몄다. 그림 솜씨를 발휘해 귀여운 캐릭터와 하트를 그려 넣는가 하면 평소 쓰기 아까워 필통 속에 꽁꽁 숨겨뒀던 ‘반짝 스티커’도 한 장 떼어 위문 엽서에 붙였다.

1학년 김기선(16)양은 “친 오빠도 군인인데, 휴가 올 때 마다 까맣게 탄 얼굴을 보노라면, 진짜 고생 많이 하는구나 하는 게 느껴져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군인 오빠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위문편지ㆍ엽서 보내기는 편지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이근호 손편지스토리 관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 소장은 이 편지들을 총기 사고가 발생했던 강원 고성군 22사단에 다음 주 전달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이번 위문편지들이 불의의 사건ㆍ사고로 저하된 22사단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상 양서고 교장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장병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게도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관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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