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을 감금 협박하고, 성매매를 강요해온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들과 유흥업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도 일삼았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100억원에 육박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 성남 ‘신종합시장파’ 행동대장 이모(44)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자금관리책인 이씨의 아내 김모(44)씨와 성매매 업소 관리책 김모(43)씨, 고리대금업에 관여한 같은 조직의 조직원 김모(35)씨 등 16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0년부터 서울 천호동 속칭 텍사스촌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던 중 장사가 잘 되지 않자 2009년 젊은 여성들을 끌어들였다. 성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20~30대 여성들에게 고가 수입품 가방을 사주고 스키장에 데려가 환심을 산 뒤 ‘술 마시지 않고도 쉽게 돈 벌 수 있다’ ‘원하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고 꼬드겼다.
그러나 일단 여성들이 업소에 들어오면 이씨는 폭군으로 돌변했다. 하루에 손님 5명을 채우지 못한 여성들은 계약기간이 하루씩 늘어났다. 몸이 아파 쉬겠다고 하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는 전모(57ㆍ여ㆍ구속)씨를 불러 영양제나 항생제 주사를 놔주고 일하게 했다.
계약기간 1년을 채워도 나갈 수 없었다. 1,000만~3,000만원씩 받은 선불금을 일시에 갚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계약기간 중 일을 그만두려면 선불금의 세 배를 변상하라고 했다. 이씨는 자신이 조직폭력배인 것을 강조하며 “도망가면 쫓아가 죽여버린다” “네 주변사람들에게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여성들이 외출할 때면 덩치 좋은 남성들을 붙여 감시했다.
이씨는 천호동 일대 성매매 여성과 성남 유흥업소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고리대금업도 했다. 44명에게 95회에 걸쳐 연 221%의 높은 이자를 받아 챙겼다.
이렇게 2009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벌어들인 수익 98억원은 이씨의 아내 김씨가 통장 60여개에 나눠 관리했다. 이들 부부는 성남의 고급 빌라에 살면서 고가 수입차 12대를 바꿔 타고 다니며 호화롭게 생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불법 은닉재산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조치를 법원에 신청하고 범죄수익은 국세청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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