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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딸 폭행하고 가출토록한 계모 친부의 처벌 요청에 관계기관 소극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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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딸 폭행하고 가출토록한 계모 친부의 처벌 요청에 관계기관 소극 대응 논란

입력
2014.07.1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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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A(15)양에게 새엄마(42)가 손찌검을 하고 밥을 굶긴 것은 지난해 8월부터였다. 사업을 하던 아버지(48)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교도소에 수감된 지 만 3년이 되던 때였다.

A양과 새엄마의 관계가 처음부터 나빴던 건 아니다. A양이 태어난 지 얼마 안돼 아버지와 재혼한 새엄마는 A양과 두 오빠를 잘 보살피는 듯했다. 새엄마가 낳은 세 동생을 돌봤던 것도 A양이었다. 하지만 새엄마는 아버지가 집을 떠난 지 오래되면서 달라졌다. 친자식이 아닌 A양과 오빠들을 때리고 밥과 용돈을 주지 않는 일이 점점 잦아졌다. A양은 새엄마에게 맞아 온몸에 멍이 든 채 친구 집으로 피하기도 했다.

A양은 결국 지난해 말 가출했다. A양의 작은 오빠(18)가 먼저 집을 나간 후였다. A양은 가출한 또래들과 어울리다 올 2월 고교생 C(16)군을 만났다. C군은 오갈 데 없는 A양을 챙겨주다 곧 본색을 드러냈다. 성매매를 강요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마구 때렸다. C군은 자신의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성매수 남성을 연결시켜준 뒤 모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A양이 성매매해서 받은 돈을 가로채갔다. 성매매는 A양이 도망치기 전까지 6, 7차례 계속됐다. A양은 “(C군이) 나를 계속 찾아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올 5월 가석방된 A양의 아버지는 청소년 쉼터에 머물고 있는 딸이 부인에게 학대를 받고 가출해 성매매까지 했던 사실을 전해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 그는 곧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찾아가 C군과 부인을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성매매에 대해서만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에 대해 정식 조사에도 착수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A양이 아버지 보호 아래 있고 학대 시점이 작년이라 조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통보했다.

A양의 아버지는 “경찰은 딸의 학대와 관련,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고발해야 조사할 수 있다며 소극적이었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상담만 해주고 끝이었다”며 “딸은 청소년 쉼터에, 나는 큰아들 집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딸이 보호 받고 있다는 이유를 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A양의 아버지는 딸이 겪은 참담함에 충격을 받아 우울증 증세로 여러 차례 자살까지 시도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C군을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인 경찰은 이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A양의) 아버지가 학대 관련 진정서를 제출하는 대로 가족과 학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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