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찌감치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가 싶더니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희망이 생겼다. 시즌 초 김기태 감독의 돌연 사퇴와 투타 부조화로 하위권에서 전전하던 LG는 4강권과 격차를 상당히 좁힌 채 올스타 휴식기를 맞게 됐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는 주장 이진영(34)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캡틴으로 선출된 이진영은 추락하는 팀 성적에 남모를 고심을 했다. 그는 “주장이 되고 나니 신경 쓸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무엇보다 지난해 (이)병규형이 주장을 하면서 팀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는데 올해 이렇게 된 게 내 책임 같아 힘들었다”고 털어 놨다.
이진영은 중책을 맡은 와중에도 시즌 초반 고군분투했다. 15일 현재 타율 3할4푼8리로 팀 내 리딩히터다. 지난달 13일 잠실 SK전에서는 3연타석 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지난 겨울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이진영은 모범 FA의 전례를 남기며 후배들에게 동기 부여를 한 롤 모델이기도 하다. 주장이며 고참이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덕아웃에서도 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다. 팀의 맏형인 이병규(9번)마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어깨는 더 무겁지만 이진영은 “최근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후반기도 해 볼 만하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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