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후임 인선 작업 가속도 첫 단계로 기술위 개편에 주력
다음 월드컵 이끌 감독 우선이지만 내년 아시안컵 '구원투수'도 염두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45) 감독의 사퇴로 공석이 된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기헌 협회 전무 등 협회 행정을 책임진 실무진들은 새 감독을 뽑기 위한 첫 단계로 기술위원회 구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협회는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술위원회를 정상화한 뒤 차기 감독을 물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지난 10일 기자회견장에서 “기술위원회를 대폭 개편하고 대표팀 운영 체계에 대한 쇄신책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대표팀 감독 추천에 결정적인 권한을 쥐고 있는 현 기술위원회 멤버가 전문성이 결여돼,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기술위원회는 사의를 밝힌 황보관 위원장을 포함해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16일 “월드컵이 끝난 뒤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졌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새 감독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을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위원회를 이달 말까지 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임 기술위원장에는 이용수 세종대 교수와 정해성 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협회측은 “개혁 의지가 강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협회도 기술위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정관 개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특히 새 수장의 역할을 놓고 고민 중이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만 맡을 ‘구원 투수’를 뽑을 것인지, 아니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적임자를 찾을 것인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러시아 월드컵까지 ‘믿고 맡길’ 지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관계자도 “협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감독 선임 작업을 하고 있다. 납득할 수 있는 좋은 분을 모셔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현재 새 감독의 하마평에 오르는 지도자는 대부분 국내 감독들이다. 김호곤(63) 전 울산 현대 감독과 황선홍(46) 포항 감독, 최용수(41) FC 서울 감독 등이다. 하지만 황 감독과 최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기 보다는 소속 팀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국내파보다는 외국인 감독이 대표팀을 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많다. 홍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국내파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도자 중에서는 지난해 홍 감독 부임 당시 기술위원회의 추천을 받았던 헤라르도 마르티노(52) 전 바르셀로나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새 감독을 선임하는데 있어서 국내파와 외국인 감독의 차별은 없다. 협회는 최고의 능력을 가진 분을 모셔올 생각 뿐이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외국인 감독 선임 땐 연봉과 체재비 등을 모두 포함해 1년에 50억원 정도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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