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떠나는 지터, 떠오른 트라우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유격수 데릭 지터(40)가 마지막 올스타전을 감동적으로 끝냈다.
지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제84회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1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터가 움직일 때마다 팬들의 시선이 쏠렸고,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폭스스포츠 캐스터와 해설자는 “지터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보라.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1회초 수비 때부터 팬들의 큰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까지 양키스에서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와 주먹을 마주치며 유격수 위치에 선 그는 내셔널리그 톱타자 앤드루 맥커친(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건져낸 뒤 정확한 송구를 했다. 맥커친의 발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아 내야안타가 됐지만, 팬들은 호수비를 펼친 지터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타깃필드는 1회말이 시작되기 직전 또 한 번 들썩였다. 아메리칸리그 톱타자 지터가 모자를 벗어 관중에게 인사를 전한 것. 내셔널리그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한 동안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내려놓은 채 지터가 팬들과 충분한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터는 4회초 수비 때 알렉세이 라미레스(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교체됐다. 1회 우월 2루타, 3회 우전 안타로 2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뒤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로써 지터의 올스타전 통산 기록은 27타수 13안타 타율 4할8푼1리에 1홈런 3타점 6득점이 됐다. 그는 “이번 올스타전은 정말 떨리지만 신나는 무대이고 큰 축복”이라고 했다.
‘슈퍼 스타’ 지터가 마지막 인사를 했다면, ‘신성’ 마이크 트라우트(23ㆍLA 에인절스)는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트라우트는 3타수 2안타 2타점의 활약으로 5-3 승리를 이끌었다. 0-0이던 1회말 무사 2루에서 우월 3루타, 3-3으로 맞선 5회 1사 1ㆍ2루에서도 2루타를 날려 결승 타점을 올렸다.
트라우트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타율 3할1푼에 22홈런 73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2012년 신인왕 출신으로서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기며 대형 스타로 성장하는 중이다. 에인절스도 그의 가치를 인정해 올해 6년간 1억4,450만 달러의 초대형 연장 계약을 하며 2020년까지 트라우트를 팀에 묶어놨다.
한편 기대를 모은 ‘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24ㆍLA 다저스)는 3타수 무안타 3삼진의 굴욕을 맛봤다. 내셔널리그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날 열린 홈런 더비에서도 참가자 10명 중 유일하게 홈런을 치지 못했고, 이날도 1ㆍ3ㆍ5회 세 타석에서 헛방망이질을 했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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