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다시 수면 위로
구글에 이어 야후재팬이 네티즌 사망시 관련 데이터를 삭제키로 했다. 인터넷 상에 ‘잊혀질 권리’ 바람이 확산될 조짐이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야후재팬은 이용자 죽을 경우 그와 관련된 디지털 흔적을 지워주는 ‘야후 엔딩’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에선 사용자 사망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면 망자의 사회관계형서비스(SNS)는 물론 연관된 메시지도 모두 지워진다. 사용자 사망으로 관련된 데이터 관리가 어렵게 되면서 악용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야후 엔딩 서비스에선 또 자신이 사망했을 때 최대 200명에게 발송할 수 있는 개별 메시지를 서버에 보관해 주고 이용자 본인의 사망이 확인되면 사전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로 개별 메시지도 발송해 준다.
야후 엔딩 서비스 개시를 계기로 네티즌 누구나 원지 않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삭제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번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4월 네티즌이 일정 기간 동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관련 데이터를 가족 등 대리인에게 전달하거나 삭제하는 ‘휴면 계정 관리’ 기능을 도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올해 5월 유럽사법재판소에선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바 있다.
국내 포털 업계에선 이런 직접적 ‘잊혀질 권리’ 서비스 도입에 대해서 소극적 입장이다. 현재 국내 포털 업계의 망자 계정 방침은 유가족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삭제는 가능하지만 열람이나 양도는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 다만 블로그나 카페 등 공개 게시물에 대해 망자의 유가족임이 증명되면 해당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순 있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망자에 대한 데이터를 삭제하려는 글로벌 포털 업체들의 취지에 공감하는 부분은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망자에 대한 사후 데이터 처리 문제를 인터넷 사업자가 결정하기엔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며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망자가 유언 등을 통해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하면 관련 데이터를 지울 순 있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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