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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신개발銀… 美 주도 국제금융질서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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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신개발銀… 美 주도 국제금융질서에 반기

입력
2014.07.1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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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본부, 초대 총재는 인도서… 1000억拂 위기대응기금도 설치

시진핑 "정치 협력도 강화해야" 푸틴 "서방 금융정책 종속서 탈피"

브릭스 정상들이 15일 브라질 포스탈레자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손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 포스탈레자=로이터 연합뉴스
브릭스 정상들이 15일 브라질 포스탈레자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손잡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 포스탈레자=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개국이 주도하는 ‘신개발은행’(NDB)이 중국 상하이(上海)에 둥지를 튼다. 국제금융기구의 본부가 중국에 설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 주도의 세계금융 질서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브릭스 정상들은 15일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제6차 정상회담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르탈레자 선언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이날 회원국과 다른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건설 및 지속 가능한 발전 등을 위해 NDB를 창설하기로 결정했다. 초기 수권 자본금(자본금의 최대 한도)은 1,000억달러이고, 초기 납입 자본금 500억달러는 균등 부담키로 했다.

창립 회원국은 5개국이지만 이후 새 회원국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관심을 모았던 본부는 상하이로 낙점됐다. 임기 5년의 총재는 회원국이 돌아가며 맡는다. 초대 총재는 인도, 초대 이사회 의장은 러시아, 초대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브라질에서 뽑는다.

정상들은 이날 1,000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을 설치하는 협정에도 서명했다. 중국이 410억 달러, 브라질 러시아 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나머지 50억 달러를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브릭스 5개국 정상이 자체 NDB를 세우고 위기대응기금까지 설치하기로 한 것은 미국 등이 주도하는 기존 국제금융 체제로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브릭스의 여러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이 국가들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의 개혁과 지분율 조정을 요청했지만 미국 등의 소극적인 자세로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 최대 외환 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은 새 국제금융기구를 활용해 국제적인 영향력과 발언권을 높이겠다는 속셈도 있다. 중국이 NDB 창설과 위기대응기금 설치 과정을 주도한 것을 두고 세계 금융질서를 지배해 온 미국에 도전장을 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큰 봉황새의 움직임은 깃털 하나로 된 것이 아니며 천리마의 속도도 다리 하나의 힘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인용해 브릭스 국가간 단결을 호소했다. 그는 “브릭스는 경제뿐 아니라 정치 분야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는 닻이 되고 국제 평화를 지키는 방패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2,000억달러의 신개발은행 자본금과 위기대응기금은 서방 금융정책의 종속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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