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륥x원금 두배 소요 시간=70
70의 법칙, 실생활에 적절히 응용해 볼까요
연이율이 5%인 은행 예금에 100만원을 저축하면 몇 년 뒤에 두 배인 200만원이 될까? 100만원을 투자하여 10년 후에 200만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매년 몇 %의 수익률로 투자하여야 할까? 요즘엔 각 금융기관마다 금융계산기라는 편리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원금과 이자율 등의 조건을 입력하면 아주 쉽고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컴퓨터 앞에 앉지 않고도 그 답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이른바 ‘70의 법칙’이다.
70의 법칙은 매우 간단하다. 어떤 투자의 수익률과 원금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의 곱이 70이 된다는 법칙이다. 예를 들어 매년 5% 수익률로 투자하였을 때 원금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70을 5로 나눈 값인 14년이 된다는 것이다. 또는 반대로 적용하여서 10년 뒤에 원금을 두 배로 불리고 싶다면 70을 10으로 나눈 값인 7%의 수익률로 투자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금융계산기를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와 매우 근사한 답을 주는데, 실제로 계산을 해보면 5% 수익률로 원금을 두 배로 만드는 데는 약 14년 3개월이 걸리며, 10년 뒤 두 배가 되게 하는 수익률은 대략 7.2%이다.
숫자 70이 이처럼 놀라운 힘을 갖게 되는 이유는 2의 자연로그값이 ln(2)=0.693…으로 대략 70%가 되기 때문이다. 이자율을 r이라고 한다면 t년이 지난 후의 원금과 이자의 합계는 원래 원금의 (1+r)t배가 된다. 따라서 원금의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구하려면 방정식 (1+r)t=2를 풀면 된다. 자연로그를 이용하면 이 등식은 근사적으로 t×r=ln(2) 가 된다. 따라서 이자율과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곱하면 근사적으로 70%가 되는 것이다.
70의 법칙은 때론 72의 법칙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공식에 사용되는 숫자만 바뀔 뿐 원리는 같다. 다만 근사식의 오차항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숫자가 바뀔 뿐이다. 대략적으로 이자율이 5% 미만인 경우에는 70을, 5% 이상인 경우에는 72를 이용하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는다.
이 법칙은 다른 계산에도 응용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매년 3%라면 몇 년 뒤에 우리 경제의 국민 소득이 2배가 될까? 간단하게 70을 3으로 나누면 23년 4개월이라는 결과를 얻는다. 또는 반대로 절반이 되는 기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반감기(방사능 물질이 붕괴하여 원래 양의 절반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가 25년인 어떤 방사능 물질이 있다면 1년에 몇 %나 줄어드는 것일까? 역시 70을 25로 나누면 약 2.8%임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 원리로 세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ln(3)=1.099…를 이용하여 약간의 오차항을 고려하면 112의 법칙이 성립한다. 이처럼 일상 생활과 아무런 관련이 없이 시험에나 등장할법한 자연로그도 그 의미를 이해하고 사용하면 실생활에 매우 유용한 공식을 만들어 준다.
최진원 고등과학원 수학난제연구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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