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시금고 운영할 금융기관 내달 6일 공개경쟁입찰로 선정
포항시금고 유치전이 뜨겁다. 올 연말 금고 계약 만료를 앞두고 포항시가 6년 만에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금고 선정에 나서면서 유치전에 뛰어든 대구은행과 농협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은 용광로보다 뜨거운 여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 포항시는 3년인 포항시금고 운영 약정기간이 12월 만료됨에 따라 최근 ‘시금고 지정 일반공개 경쟁 공고’를 냈다. 시는 29, 30일 금융기관으로부터 신청서 및 유치제안서를 접수한 뒤 내달 6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 1월부터 3년간 일반회계를 맡을 1금고, 기타 특별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기금을 담당하는 2금고를 각각 선정할 계획이다.
포항시금고는 규모와 파급효과 측면에서 금융기관들이 놓쳐선 안될 핵심 기관이다. 연간 수신고는 1금고 1조523억원, 2금고 2,718억원이나 된다. 평균잔액도 1금고 600억원, 2금고 250억원대에 달한다. 유치에 성공하면 수천억원의 자금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은 물론 포항시 공무원과 거래처 등 고객확보라는 이점이 있다.
포항시금고는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합한 1995년부터 1금고는 대구은행, 2금고는 농협이 도맡아 왔다. 2008년 공개경쟁입찰에서도 대구은행과 농협이 각각 1, 2금고 수성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6년 만의 입찰인데다 단체장 교체와 맞물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유치전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은행은 입찰공고 다음날인 지난 12일 포항시청에서 박인규 행장 주재로 전국 부ㆍ점장 회의를 열었다. 지난 2008년 농협은 물론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의 강력한 도전으로 고전했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6년 전 시중 대형은행들과 고전 끝에 포항시금고를 지켜낼 당시 본부장이 박인규 현 행장”이라며 “경북 제1금고인 포항시금고는 지역은행인 대구은행의 자존심 차원에서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금고로, 은행의 사활을 걸고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전자들의 의지도 남다르다. 10월로 예상했던 선정일정이 석 달 가량 앞당겨지자 당황한 가운데서도 포항시와 지역 주민들에게 최고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6년 전 시금고 경쟁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신한은행은 “지난번에는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했지만 두 번 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농협은 2금고의 4배 규모인 1금고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농협은행 포항지부 관계자는 “예상보다 준비할 틈이 부족해졌지만, 최선을 다해 1금고 유치를 성공시킬 것”이라고 피력했다.
포항시 금고 평가 배점기준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30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17점 ▦지역주민 이용 편의성 22점 ▦금고업무 관리능력 22점 ▦지역사회기여 등 9점 등 100점 만점으로 돼 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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