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가세 후 한층 안저감
“퍼즐 맞추는 중입니다.”
한화 주전 포수 정범모(27)는 선배 조인성(39)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경기 전에는 물론 경기 중에도 “벤치에서 이런 저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정범모를 두고 조인성은 “좋은 포수이자 착한 후배”라고 칭찬했다. 조인성은 “매 경기 (정)범모와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다. 나는 나만의 방법을, 범모는 범모 나름의 방법을 이야기 한다”며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과정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고 했다.
한화 안방이 달라졌다. 지난달 3일 SK와의 트레이드로 조인성이 팀에 합류한 이후 안정감이 생겼다. 기록적인 측면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한화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조인성은 더 많은 걸 가르쳐주려 하고 정범모는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보이지 않는 경쟁 의식도 있다. 정범모의 눈빛부터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두 선수의 선발 출전 비율은 5대1 정도다. 정범모가 5경기에 나가면, 조인성은 1경기 또는 2경기에 주전 마스크를 쓴다. 지난주에도 조인성은 13일 잠실 두산전에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 송창현, 안영명, 박정진, 윤규진 등 후배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리드했다. 선발 송창현이 6이닝 동안 1실점했으며, 불펜 투수들은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조인성은 5회말 특유의 ‘앉아 쏴’ 송구로 발 빠른 민병헌의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조인성은 지금의 선발 출전 횟수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는 “타격감 유지에 애를 먹을 뿐 즐겁게 야구 하고 있다”고 웃었다. 트레이드 당시에도 “젊은 투수, 포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하우를 발휘하겠다. 같이 호흡하며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살리겠다”고 밝힌 그는 여전히 비슷한 생각이다. 조인성은 “무엇보다 (정)범모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젊은 우리 투수들도 볼카운트를 잡아 가는 능력 등이 조금 아쉽지만 경험이 쌓이면 좋아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배의 말을 전해주자 정범모는 “조인성 선배가 ‘형 생각은 이런데 네 생각은 어떠냐’ 식으로 먼저 말을 건넨다. ‘왜 그 때 변화구를 요구하지 않았느냐, 왜 바깥쪽 공을 요구하지 않았느냐’ 등의 대화는 한 번도 없었다”며 “예전 보다는 블로킹, 도루 저지가 좋아진 것 같다. 투수가 조금이나마 믿고 던질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사실 인성 선배가 팀에 합류한다고 해 백업 포수 역할을 잘 하자고 마음 먹었다. 지금도 내가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포수는 다 볼 수 있는 자리니 언제든 침착해야 한다’는 선배의 말을 새기고 있다. 부족하지만 덜렁거리지 않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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