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휴전 중재안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양측에 중재안 수락을 요구했다. 이스라엘은 15일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하마스가 거부하고 있어 휴전이 곧바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안보 각료 회의를 통해 수용 방침을 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국방ㆍ외무장관 등이 8명이 참석하는 안보 각료회의를 소집해 논의 끝에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카이로와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행정수도 라말라를 직접 들러 휴전 중재를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도 이집트 휴전 중재안을 환영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평화회담 협상대표는 “12~24시간 내 교전중단 신호가 나올 수 있다”는 고무적인 발언까지 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무장조직 카삼 여단은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삼 여단은 “적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고 더 잔인하고 강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파우지 바르훔 대변인도 “적대행위를 완전히 끝내겠다는 약속 없는 휴전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이 15일로 8일째 이어지며 희생자 규모가 2012년 ‘8일 교전’ 이후 최대인 186명을 기록했다. 이날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치하는 (요르단강)서안지구에서도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쓴 소리에 이집트가 제안한 하마스와 휴전안에 동의했지만, 하마스가 오히려 휴전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사태 해결은 답보 상태다.
유엔은 전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에 따른 희생자 186명 가운데 4분의 1이 어린이, 4분의 3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AFP 신은 이번 사태 희생자 수가 팔레스타인 지역인 동예루살렘에 이스라엘이 유대인정착촌 건설을 계속해 하마스가 2012년 11월 이스라엘에 먼저 로켓포를 쏘아 촉발된 8일 교전에서 발생한 사망자 177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15일 서안지구 헤브론에서는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총돌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은 20대 초반 남성 아흐마드 바다린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지난달 유대인 정착촌 청소년 3명이 납치 살해된 후 이스라엘이 서안에서 대규모 수색 작전을 벌이며 하마스 활동가 등 수백 명을 체포하면서 서안에서도 팔레스타인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13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웨스트우드 거리 연방 정부 청사 앞에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을 규탄하는 시위대와 폭격을 지지하는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충돌했다. 500여명의 시위가 폭력으로 번지자 연방 정부 청사를 지키는 연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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