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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턱밑에서...中 "책임지는 대국 역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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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턱밑에서...中 "책임지는 대국 역할하겠다"

입력
2014.07.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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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브릭스 회담 브라질 방문

새 국제질서ㆍ中역할 확대 천명, 미-중 외교 힘겨루기 본격화

모디 인도 총리ㆍ푸틴과 만나 국제 규칙ㆍ발언권 확대 공조 제안

브릭스(BRICS) 정상회담(15,16일)이 열리는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개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포르탈레자=이타르타스 연합뉴스
브릭스(BRICS) 정상회담(15,16일)이 열리는 브라질 포르탈레자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개별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포르탈레자=이타르타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정하고 민주적인 새 국제 질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국이 앞으론 책임지는 대국(大國)의 역할을 더 많이 하겠다고 선언했다. 커진 국력을 바탕으로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손을 잡고 전 세계 그물망 협력 틀을 구축, 미국과 서방 중심의 기존 질서에 맞서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미중간 외교 힘 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브릭스(BRICS) 정상회담 참석 차 브라질 포르탈레자를 방문한 시 주석은 14일 먼저 인도에게 손을 내 밀었다. 양국의 인구를 합치면 25억명이 넘는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인도는 모두 세계의 중요한 극(極)”이라며 “양국이 한 목소리로 얘기하면 전 세계가 경청하고, 양국이 손을 잡고 협력하면 전 세계가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15일 전했다. 시 주석은 특히 “양국간 협력을 강화해 국제 규칙을 제정하는 데도 공동으로 참여하고, 개발도상국의 발언권도 높여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인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요청한 뒤 국경선 문제도 공평하고 합리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할 것을 제시했다. 이에 모디 총리도 “양국이 지혜를 발휘, 전 지구적 문제와 도전에 손을 잡고 대응하자”고 맞장구를 쳤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모디 총리가 당선되자마자 어느 나라보다 먼저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특사로 보내, 인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를 썼다.

시 주석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찰떡 공조도 과시했다. 2개월 만에 다시 성사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 사무에서 더 많은 공동 행동으로 발언권과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 세계에 대한 통치를 더 완벽하게 하고 국제 관계의 민주화와 세계의 평화 및 발전을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도 “양국이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을 촉구하자”고 화답했다.

시 주석의 본심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 4개국 언론과 가진 합동인터뷰에서 극명하게 확인됐다. 그는 “신흥시장국가와 개발도상국의 실력이 커지며 세계의 다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공평과 정의는 세계 각국 인민들이 국제관계 영역에서 추구하고 있는 숭고한 목표”라며 “중국의 발전에 따라 중국은 앞으로 책임지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더 많이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중국)는 앞으로 국제 사무에도 적극 참여하고 국제 사무에서 개발도상국의 대표성과 발언권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의 방안(생각)을 더 많이 제출하고 중국의 지혜로 더 많이 공헌하며 국제 사회에 중국의 공산품을 더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중국)는 정확한 의리관(義利觀)을 지키면서, 의리와 이익을 함께 추진하면서도 의리를 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특히 개발도상국이 스스로 자주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실현하는 것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 주석의 이러한 구상은 미국 중심의 기존 국제 질서가 개발도상국들에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인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 질서와 중국 역할 확대론을 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15, 16일 제6차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23일까지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을 순방한다. 지난해엔 트리니다드토바고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도 방문했다.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와 카리브해 국가들을 향해 중국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도 미국을 염두에 둔 교두보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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