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의 과잉에 놀라
심장이 멎기를 갈망한다
쾌락은 오직 빌려주는 것이고
인생은 그냥 주는 것인데
-노아이유의 '사랑의 시'중
쾌락을 가질 것인가, 인생을 가질 것인가. 시인은 ‘빌린다’와 ‘아주 갖는다’라는 조건을 달아 독자를 교란시키려고 시도하지만, 인생의 무게를 아는 이에게는 어림 없는 수작이다. 그 증거로 여전히 심장이 멎는 사랑을 좇는, 호르몬의 마법이 인생의 무게를 은폐하는 순간을 삶의 절정이라 믿고 싶은 게으름뱅이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프랑스 낭만파 최후의 여류 시인 안나 드 노아이유는 벨 에포크 시절 마르셀 프루스트, 장 콕토, 폴 발레리, 몽테스키외 백작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시를 썼다. 그는 첫 시집 ‘무수한 가슴’으로1903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 공쿠르상 1회 수상자로 지명됐으나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상에서 탈락됐다. 위 시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노아이유의 시집 ‘사랑 사랑 뱅 뱅’에 수록된 ‘사랑의 시’ 중 한 구절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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