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의 사령원(사령관)이 교체됐다.
신화통신은 1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정식 명령으로 왕샤오쥔(王曉軍) 인민해방군 주(駐)홍콩 부대 사령원(사령관) 중장이 광저우(廣州)군구 부사령원으로 옮겨가고, 탄번훙(潭本宏) 하이난(海南)성 군구 사령원 소장이 신임 주홍콩 부대 사령원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거물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비리 혐의로 낙마한 뒤 군부 내 인사 후폭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에도 고위장성 4명을 상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쉬 전 부주석이 오래 근무했던 선양(瀋陽)군구에선 170여 명의 장교들이 전보됐다.
그러나 또 하나의 인사 배경으로 최근 홍콩의 반중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일 홍콩 반환 17주년 기념 민주화 시위엔 무려 50여만명이 참석, 중앙 정부를 긴장시킨 바 있다. 오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투표를 놓고 중국 중앙정부는 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반중 성향의 후보를 사전에 걸러내겠다는 방침이나 홍콩 시민들은 직선제의 의미를 최대한 살려 누구나 제한 없이 행정장관 선거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에는 일부 홍콩 시민들이 홍콩 독립을 외치면서 인민해방군 주홍콩 부대 진입을 시도한 적도 있다. 그러나 베이징(北京)은 지난달 홍콩 백서를 출간하며 홍콩의 관할권이 중앙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민해방군 주홍콩 부대 사령원 교체도 이러한 시 주석의 강경한 태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란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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