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주변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이 ‘3불(不) 원칙’을 제시했다고 중국 매체가 전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최근 한 토론회에 참석해 “관련국은 남중국해 정세를 격화시킬 수 있는 도발 행위를 동결해야 한다”며 ▦섬이나 산호초를 빼앗지 말고 전초 기지도 설치하지 말 것 ▦남중국해 지형을 변화시키지 말 것 ▦다른 나라를 겨냥한 일방적 행동을 취하지 말 것 등 ‘남중국해 3불 건의’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는 미국이 처음으로 관련국에 대해 현재의 행동을 중단할 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를 미국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환구시보는 “지난 몇 년간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된 근본적 원인은 미국이 한쪽을 두둔하는 입장을 취한 데 있다”는 우스춘(吳士存) 남중국해연구원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미국 상원은 지난 10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현상을 변경시키려는 위협성 행위’라고 비판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9, 10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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