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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재력가 "前서울시장·현직 국회의원에 문어발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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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재력가 "前서울시장·현직 국회의원에 문어발 로비"

입력
2014.07.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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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장부에 김형식씨 통해 전달한 정황 기록

김형식(왼쪽) 서울시의회 의원으로부터 사주를 받아 수천억 원대 자산을 지닌 재력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팽모 씨(오른쪽).
김형식(왼쪽) 서울시의회 의원으로부터 사주를 받아 수천억 원대 자산을 지닌 재력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팽모 씨(오른쪽).

김형식(44) 서울시의원이 연루된 청부살인 사건의 피해자 송모(67)씨가 김 의원을 통해 서울시장 등 유력 정치인들에게도 금품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송씨가 용도 변경 등 자신 소유 건물의 증축 인ㆍ허가를 성사시키기 위해 ‘문어발식’ 로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송씨가 김 의원에게 건넨 5억2,000만원 중 2억원을 2010년 말 “서울시장에게 준다고 가져갔다”고 매일기록부에 적은 것을 파악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당시는 오세훈 시장 재직 시절이지만 송씨는 기록부에 오 전 시장의 이름이나 용도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씨는 매일기록부에 김 의원과 관련해 수십차례에 걸쳐 돈을 건넨 날짜와 장소, 금액, 용도 등을 비교적 상세히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기록부에는 또 같은 시기 구청장과 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등에게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김 의원에게 총 1억원을 건넸다는 기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서구청은 2012년부터 송씨 소유 건물이 위치한 지역을 상업지구로 바꾸는 도시계획변경을 추진했었는데 이에 앞서 송씨가 집중적으로 정관계에 로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돈이 실제로 오 전 시장 등에게 전달됐는지 또는 김 의원이 배달사고를 일으킨 것인지는 수사를 거쳐야 드러날 전망이다. 오 전 시장 측은 “그 시기에 김 의원과 알고 지내기는 했지만 송씨와는 일면식도 없어 돈을 받았다는 얘기는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2011년 말 송씨에게 추가로 2억원을 받은 시기에 아파트를 구입해 2억원을 잔금으로 썼다는 추정이 나오는 등 송씨로부터 받은 돈의 용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 현직 국회의원과 전ㆍ현직 서울시 의원 등의 이름도 매일기록부에 기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송씨가 현역 국회의원인 A 의원에게 식비 200여만원을 대납하고, ‘시의원 3명에게 120만원, 4명에게 90만원’이라고 기록하는 등 건물 증축을 쉽게 하는 강서구청의 법안이 발의된 시점과 맞물려 로비를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송씨의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인사들은 한결같이 의혹을 부인했다. 매일기록부에 등장하는 시의원 B씨도 “지역에서 활동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됐을 뿐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사법당국은 이날 송씨로부터 금품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부부장 검사에게 송씨가 최소 10여차례에 걸쳐 1,000만원 이상을 건넨 사실이 장부에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은 같은 날 “해당 검사의 이름은 장부에 1,2차례만 나왔고, 금액도 최대 3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이와는 다르다고 확인해 준 것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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