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1무 2패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쓸쓸히 귀국 했지만,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어느 때 보다도 수 많은 화제를 낳았던 이번 대회였다. 한국일보에서 내놓았던 '뇌 구조 스캐너'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이번 대회를 되짚어봤다.
최종 모의고사 '충격패'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를 앞두고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우리 축구대표팀은 0-4로 완패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누구보다 카메라에 많이 잡힌 선수는 정성룡 골키퍼. 경기 후 그를 사로잡았을 생각들을 정리했습니다.
개막전 '오심 논란'
아시아인 최초로 월드컵 본선 무대 개막전 주심을 맡은 일본 국적의 니시무라 유이치 심판의 오심 논란이 대회 초반부터 화제였습니다. 브라질에 페널티 킥을 준 장면이 두고 두고 논란거리였는데요. 니시무라 주심은 이 경기 이후 주심에서 물러나 대기심으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드록신에 짓밟힌 일본의 첫 승 꿈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생일날 기분 좋은 선제골을 터뜨린 혼다 케이스케. 시작은 기분 좋았지만 드록바의 교체 투입 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일본이 패하면서 생일 자축포의 빛이 바랬습니다.
'아트 사커'의 귀환
온두라스를 첫 상대로 맞은 프랑스. 벤제마가 2골과 함께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자신의 경기로 만들었습니다. 승리는 기쁜데, 두 차례의 어시스트 기회는 무산돼 아쉽고, 영웅이 된 벤제마가 살짝 부럽기도 했던, 에브라의 속내를 들여다 봤습니다.
전차군단, 진군의 서막
축구팬으로 소문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전차군단'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린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치노바를 찾았습니다. 당시 독일은 포르투갈 페페의 '박치기 퇴장'으로 얻은 수적 우세 속에 뮐러의 헤트트릭을 앞세워 4-0 대승을 기록했습니다. 두 손을 모아 소녀 감성을 내뿜은 메르켈 총리, 직접 락커룸까지 찾아가 선수단을 격려했죠. 메르켈의 전폭적인 응원에 힘입은 독일은 결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군인이 넣고, MOM은 막내가
첫 경기인 러시아전, 84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뒤 김보경과 교체된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린 이근호, 동점골을 터뜨린 케르자코프를 제치고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남은 두 경기에서도 팀이 부진한 상황 속 살림꾼 노릇을 하며 한 줄기 빛으로 떠올랐습니다.
'나도 내가 무서워'
이번 월드컵의 스타는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었습니다. 잇단 승부예측 성공에 '문어 영표' '이 작두' '초롱도사' 등 수 많은 별명을 얻었죠. 개막 전 파업 여파로 월드컵 중계 준비에 차질을 빚기도 했던 KBS로서는 그저 고마울 따름일 겁니다.
'이 때 까진 좋았지'
수아레스가 부상을 털고 돌아오자마자 두 골을 몰아넣으며 궁지에 몰렸던 우루과이를 단숨에 16강 유력 후보로 올려놓았습니다. 반대로 수아레스에게 '월급 주는 나라' 잉글랜드는 16강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져 '리버풀에서 잘리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있었는데요. 이를 비웃듯 수아레스는 '핵 이빨' 논란을 안고서도 바르셀로나와 이적료 1300억원 규모의 대형 이적을 성사시켰습니다.
알제리전 충격의 완패
알제리에 2-4로 완패한 직후. 벨기에와의 세 번째 경기에서 무조건 2점차 이상으로 이겨 놓고 러시아-알제리 전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는 상황을 맞은 홍명보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무적함대의 몰락
무적함대의 전성시대를 완성했던 델 보스케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안고 짐을 쌌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의리 축구 논란'과 마찬가지로, 부진했던 디에고 코스타, 카시야스 등을 중용하며 스페인 판 '의리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마지막 경기에서는 다비드 비야의 은퇴경기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일지감치 교체 아웃시키는 실수까지 범했습니다.
팀킬? 불운의 부상
불운도 이런 불운이 있을까요. 나이지리아의 미드필더 미켈 바바툰데가 팀 동료인 오게니 오나지가 찬 슈팅에 맞아 팔이 부러졌습니다. 온 몸에 체중을 실어 찬 오나지의 강력한 중거리 슛은 피하려던 바바툰데의 팔에 맞았고, 바바툰데는 그 자리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바바툰데는 16강에 결장한 채 팀의 8강행 좌절을 지켜만 봐야 했습니다.
허탈했던 16강 탈락
역대 최상의 조 편성이라니 16강 기대 안고 출발한 월드컵, 한 판 비기고 한 판 졌어도 마지막 판 크게 이기면 16강 갈 수도 있다고 하니 일말의 희망 안고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마지막 벨기에전을 응원했건만…. 결과는 아쉽고 몸은 피곤한 6월 27일이었습니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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