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J핸드볼, 세계선수권 첫 우승
한국 여자 주니어핸드볼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4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코프리브니차의 프란 갈로비치 경기장에서 열린 제19회 세계여자주니어(20세 이하)선수권 결승에서 러시아를 34-27로 제압했다. 이 대회에서 세 차례 결승(1985년, 89년, 91년)에 올라 모두 러시아에 무릎을 꿇었던 한국은 ‘천적’을 누르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비유럽국이 대회 정상에 등극한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최우수선수(MVP)에는 이효진(경남개발공사)이 선정됐다. 2년 전에도 MVP에 뽑힌 이효진은 2회 연속 최고 선수 타이틀을 가져갔다. 러시아와의 결승전에서 9골을 보탠 이효진은 이번 대회 64골을 올려 득점왕과 함께 베스트7 센터백 부문도 휩쓸었다.
전반 초반 러시아와 6-6으로 맞서던 한국은 중반으로 접어들며 상승세를 탔다. 조수연(한국체대)의 연속 2득점을 시작으로 유소정(의정부여고), 김수정(한국체대)이 러시아의 골 그물을 흔들어 10-6으로 앞서 나갔다. 꾸준하게 리드를 잡은 한국은 경기 종료 15분여를 남기고는 이효진 외에도 김수정(한국체대), 김상미(삼척시청)까지 득점에 가세, 25-19로 달아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강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끈질긴 수비와 기동력을 앞세워 조별리그에서 유럽 강호들을 연파하고 자신감을 얻었다. 크로아티아, 노르웨이 등을 물리치고 조 1위에 올라 16강, 8강에선 다소 조별리그 상대보다 약하다고 평가 받는 세르비아, 루마니아에 완승을 했고 4강에서도 독일을 만나 시종 리드를 잡은 끝에 이겼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러시아를 34-27로 물리치고 대회 첫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포함해 9경기에서 8승1패를 달성했다. 유일한 1패는 조별리그 2차전 체코전이다.
이 감독은 “일방적인 경기가 될 줄 몰랐다.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남달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불리한 점이 많았지만 팀 단합이 정말 잘 됐다. 경기를 할수록 한 팀처럼 뭉친 덕분에 불리한 많은 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우승 원동력을 전했다.
MVP 이효진은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잘 해서 이룬 결과”라며 “또 MVP를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내 나이 또래에선 최고에 올랐다는 뜻이어서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