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8
이번 장면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다. 이세돌이 1로 이었을 때 최철한이 A의 단점을 보강하기 전에 먼저 2로 끊은 게 기사회생의 묘수다. 왜 이 수가 묘수인가 하면 백이 그냥 참고1도 1로 두면 2부터 6을 선수한 다음 8로 젖히는 수가 성립한다. 9로 막아도 10, 12가 좋은 수순이어서 흑돌이 간단히 연결되므로 결국 중앙 백돌이 다 잡힌다. 이건 백이 손해가 크다.
그러나 실전에서 1로 끊었을 때 흑이 참고2도 1로 응수한다면 사정이 전혀 달라진다. 2부터 9까지는 도와 똑같은 진행이지만 10, 12로 두면 이제는 거꾸로 상변 흑돌이 잡히게 된다.
할 수 없이 이세돌이 위쪽을 포기하고 3부터 7까지 중앙을 잡았지만 대신 백은 4부터 8까지 우상귀를 크게 차지했다. 이 결과를 도와 비교해보면 흑이 큰 손해, 반대로 백이 엄청난 이득을 봤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 동안 줄곧 흑이 우세를 지켜왔는데 최철한의 묘수 한 방으로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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