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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보내온 손뜨개 장미… 꽃 향기보다 진한 애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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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보내온 손뜨개 장미… 꽃 향기보다 진한 애틋함

입력
2014.07.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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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의 70대 일본인 할머니

손뜨개 장미 수세미·손편지 보내

익명의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보낸 편지.
익명의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보낸 편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초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대책위 사무실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손뜨개로 만든 장미모양의 수세미 250개와 손편지 250통이 들어 있었다. 수세미와 편지는 각각 투명비닐에 정성스레 포장돼 있었다.

“저는 히로시마에 사는 나이 이른 되는 할머니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애틋한 위로의 손편지는 익명의 일본인 할머니가 전하는 말을 한글을 아는 누군가가 받아 적은 것으로 보였다.

이달 초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왔다. 외교부는 이 편지와 선물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노란색 장미는 할머니가 만든 손뜨개 수세미. 연합뉴스
이달 초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왔다. 외교부는 이 편지와 선물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노란색 장미는 할머니가 만든 손뜨개 수세미. 연합뉴스

“저한테도 세월호를 탄 젊은이들과 같은 나이의 손자가 셋이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아크릴케이트(실)로 장미꽃을 뜨고 있습니다. 이 한 송이 장미가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손은 아프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편지지에는 13살 ‘MASAMI’라고 소개한 아이가 그린 그림도 그려져 있다.

상자 안에 함께 담겨 있던 대한민국 외교부의 안내문에 따르면 이 상자는 일본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가 지난달 16일 히로시마 주재 총영사관에 건넨 것이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한 할머니가 위로의 마음으로 뜨개질을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동참해 완성한 선물이었다.

한 세월호 유족은 “멀리 타국에서 우리 아이들 일에 마음 아파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아름다운 선물에 위로가 많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유족들은 바다 건너 따스한 온정이 깃든 위로의 선물을 하나씩 나눠 간직하고 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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