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이재갑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국민의 필요를 위한 혁신, 공정성 강화에 노력
요양ㆍ보상체계 선진화"
우리나라 산재ㆍ고용보험과 산재의료, 근로자지원 서비스를 담당해온 준정부기관 근로복지공단이 울산시대를 연지 3개월이 지났다. 울산본사 직원만 450여명으로, 재정규모 등에 비춰 울산혁신도시의 맏형 격인 근로복지공단은 울산이전 공공기관 최초로 지역사회와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하는 등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갑(56ㆍ사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만나 울산시대의 각오와 비전을 들어봤다.
-‘울산시대’의 장단점은, 불편한 게 있다면
“국토의 균형발전과 지역특화 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우리공단도 성장의 기회로 생각한다. 울산이 우리나라 산업수도인 동시에 문화도시인 점을 감안하면 울산이 갖고 있는 성장과 혁신, 창의성 DNA가 산재보험 50주년, 창립 19년을 맞은 우리공단에 변화와 혁신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국회나 정부를 상대로 한 각종 업무 추진 시 이동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과 직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은 단점이다. 최근 KTX 울산역과 혁신도시 간 직통버스가 신설되는 등 여건이 나아지고 있으나 기반시설 부족 등 여전히 불편을 느낀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열심인데
“공단이 지역과 함께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울산시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첫걸음으로 이전공공기관 최초로 울산시와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 교육청과 MOU체결을 통해 청소년의 진로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특성화 고교에서 노동관련 특강도 실시하고 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자매결연 마을의 일손을 돕고,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등 지역 밀착형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들었다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는 고객과 국민에게 최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필요하며, 그 요체가 국민의 신뢰다. 특히 취약 계층에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공단에선 ‘혁신’이란 ‘공정성’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의 방향은 ‘공단의 필요를 위한 혁신’이 아닌 ‘국민의 필요를 위한 혁신’인 만큼 불합리한 시스템을 찾아내고 고쳐나가는 등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다.”
-울산 이전을 맞아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선포했는데
“올해 산재보험 50주년과 공단본부 울산 이전을 맞아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각오를 다졌다. 새로운 비전은 ‘일하는 사람이 믿고 의지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회보장 서비스 기관’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서비스에 대한 무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믿고 찾는 사회보장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 세계적 선도모델이 되자는 것이다.”
-울산에 추진중인 산재모(母)병원의 의미는
“산재사고의 특성상 응급 외상성 질환이 대부분이나, 공단직영 10개 병원의 경우 급성기 중증 외상 진료기능이 취약하다. 특히 현재 시스템에서는 수술치료와 같은 급성기 진료와 전문 재활치료가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 문제가 있고,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직업성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에도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생명공학을 기초로 첨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UNIST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500병상 규모의 산재모병원을 건립키로 한 것이다. 울산뿐만 아니라 ‘동남권 광역 산재의료 안전망 구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최근 산재병원 명칭에서 ‘산재’를 없앴는데
“현재 전국 10개 공단직영 병원은 산재환자를 위한 병원 기능과,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 거점 공공의료기관의 2가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들에겐 산재환자만 진료하는 특수병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병원 명칭을 ‘근로복지공단 ㅇㅇ병원’으로 통일한 것은 지역사회 접근성을 높이고 인지도를 개선, 지역 주민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지가 담겼다.”
-올해 ‘산재보험 50주년’의 의미는
“산재보험 체계가 요양과 보상 중심에서 근로자의 사회복귀 촉진을 위한 재활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산재보험은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새로운 직업병의 출현, 저출산ㆍ고령화 등 사회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 보험 적용 대상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인 산재 인정기준 개선과 산재 판정ㆍ심사제도 개선 등을 통해 제도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요양ㆍ보상체계의 선진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
-정부의 3.0 정책 추진에 적극적인데
“정부3.0은 개방ㆍ공유ㆍ소통ㆍ협업의 가치로 서비스를 혁신하는 정책이다. 공단은 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 활성화를 위해 68개의 보유 DB 중 56개를 2016년까지 순차 개방할 계획이며, 협업과제 추진 부문은 지난 3월 ‘취업전문기관 연계를 통한 산재근로자 재취업 지원 강화’로 2013년도 정부ㆍ공공기관 협업과제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최근 발족한 미래경영위원회를 통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이재갑 이사장은 누구
서울 출신인 그는 인창고와 고려대를 거쳐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땄다. 1982년 행시(26회)에 합격, 노동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2013년 차관직을 마감할 때까지 30년 공직생활을 모두 고용노동부에서 지낸 고용ㆍ노동 부문 정통 관료다. 일자리나누기,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등 굵직한 정부정책이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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