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에 3자 협의체 요구
주말엔 시민 5000명 집회
세월호 침몰 참사 피해가족들이 국회와 거리에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ㆍ실종자ㆍ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13일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이 특별법안 제정에 가족 참여를 거부한다”고 비판했다. 대책위 소속 가족 150여명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이곳에서 여야와 대책위로 구성된 세월호 특별법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는 밤샘 연좌농성을 벌였다. 단원고 고 박혜선(17)양의 어머니 임선미씨는 “특별법 제정이 안 되면 이 나라는 또 아이들을 잃게 된다”며 “양당 대표는 부모의 마음으로 일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강력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9일 대책위, 대한변호사협회가 입법 청원한 ‘4ㆍ16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은 ▦국회, 대책위 동수 추천으로 특위 위원 구성 ▦위원장 의안 제출권 부여 ▦상임위원에 독립적 검사 지위 부여 ▦위원 임기 2년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한다.
앞서 대책위는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가족버스 전국순회 보고대회’를 갖고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에 동참해준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들이 주도적으로 주최한 첫 집회다. 고 유예은(17)양 어머니 박은희씨는 사회자로 나서 “고립이 가장 고통스러웠는데 2일부터 11박 12일간 전국을 돌 때 손잡아준 국민들이 있어 이제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 5,000여명은 아들의 검은색 티셔츠와 갈색 바지를 입고 나온 고 최성호(17)군 아버지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 냄새라도 맡고 싶어 이 옷을 입는다는 아버지는 “내 새끼가 왜 죽었는지도 모르는 아빠라 힘이 없다. 국민의 힘을 빌려고 서명을 받고 다닌다”며 울먹였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참사 100일이 특별법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그 전에 1,000만명 서명을 해내야 한다”며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대책위는 특별법 관련 신문광고를 위한 후원금을 모금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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