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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줘서 고마워"…"돌아와줘서 고마워"

입력
2014.07.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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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아이돌 12년 만에 한 무대 1만3000 하늘색 물결 가득 메워

가사 실수해도 분위기는 화기애애, 멤버 윤계상 영상편지엔 눈물바다

그룹 GOD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GOD 15주년 리유니언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그룹 GOD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GOD 15주년 리유니언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12년 만에 ‘완전체’로 무대에 선 다섯 남자는 연신 “감사하다”고 했다. 떠났던 멤버를 다시 받아줘서 고맙고, 묵묵히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고, 한 무대에서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하늘색 비옷을 입은 1만3,000여명의 팬들도 무대를 향해 “고맙다”고 응답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시간 30분간 진행된 ‘지오디(god) 15주년 기념 콘서트’는 멤버들과 팬들의 웃음과 눈물로 장식됐다.

이날 공연장 주변은 오후 3시부터 하늘색 물결로 뒤덮였다. 20~3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앳된 여고생부터 아이들 손을 잡은 부부까지 다양한 팬들이 주변을 서성였다. 폭넓은 연령대의 팬덤을 거느려 한때 ‘국민그룹’이라 불렸던 지오디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딸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조경숙(55)씨는 “10년 전 지오디를 쫓아다니던 딸을 구박하다가 나도 팬이 됐다”며 “지방공연까지 기다릴 수 없어 대구에서 KTX를 타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자신을 ‘팬지오디’(지오디 공식 팬글럽) 2기 출신이라고 소개한 서현지(34)씨는 남편과 아들을 데리고 공연장 입구에 줄을 섰다. “달력에 X표시를 하며 이날만 기다렸다”는 그는 지오디 멤버들의 입간판을 보자마자 남편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오후 8시 무대 위 전광판이 좌우로 갈리며 지오디가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멤버들 이름을 호명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정규 8집 수록곡 ‘미운오리새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지오디는 ‘길’, ‘0%’, ‘하늘색 약속’ 등 신곡과 히트곡을 적절하게 버무려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화답했다.

god 15주년 기념콘서트 현장 (MBC 섹션TV)

“팀에서 뇌수막염을 맡고 있다”(윤계상-공연을 앞두고 가벼운 뇌수막염을 앓음), “40대를 담당하고 있다”(박준형) 등 유쾌한 멘트로 인사를 건넨 지오디는 이내 “가슴이 벅차올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로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하지만 국민그룹도 세월의 흐름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윤계상은 “가사가 헷갈린다”며 실수를 연발했고, 격렬한 춤 동작을 소화하지 못한 김태우 때문에 쉬운 안무를 택해야 했던 비화도 공개됐다. 그들의 부족한 모습이 오히려 공연을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팬들은 실수한 멤버의 이름을 더욱 크게 연호했고, 가사를 잊어버린 멤버를 대신해 자신들의 목소리로 빈 멜로디를 채웠다.

공연이 무르익어가며 차차 안정감을 찾은 지오디는 무대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는 것으로도 모자라 초록색 카트를 타고 무대 밖으로 진출했다. 지오디를 국민그룹 반열에 올려놓은 2000년대 초반 MBC 예능프로그램 ‘육아일기’속 장난기 넘치던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하늘색 풍선’ 무대가 끝난 후 윤계상이 멤버들에게 띄운 영상편지였다. “다시 지오디로 받아줘서 고맙다”는 그의 말이 끝나자 멤버들과 팬들 모두 소리를 내 펑펑 울었다. 어딘가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던 이 울음바다에는 지난 15년간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윤계상은 2002년 지오디를 탈퇴해 멤버들과 팬들에게 충격을 줬었다.

이날 앙코르 곡을 포함해 20여곡을 선사한 지오디는 다음달 광주, 부산, 대구, 대전을 돌며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하늘색 비옷을 입은 1만3,000여명의 팬들도 무대를 향해 “고맙다”고 응답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시간 30분간 진행된 ‘지오디(god) 15주년 기념 콘서트’는 멤버들과 팬들의 웃음과 눈물로 장식됐다.
하늘색 비옷을 입은 1만3,000여명의 팬들도 무대를 향해 “고맙다”고 응답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시간 30분간 진행된 ‘지오디(god) 15주년 기념 콘서트’는 멤버들과 팬들의 웃음과 눈물로 장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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