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여 강좌 하루 3,000명·원도심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
지난 7일부터 여름학기를 시작한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 자리잡은 대전시민대학 한 강의실. 10여명의 주부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오카리나 수업을 받고 있다. 인문학에서 건강ㆍ스포츠, 요리교실 등 각 강의실마다 10~20여명의 수강생들이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옛 충남도청사에 지난해 7월 개교한 시민대학이 1년을 맞았다. 그 동안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대전시민은 5만6,000여명. 하루 이곳을 다녀가는 수강생이 3,000여명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처음의 우려와 달리 세계 최대, 최고의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여름학기에 개설된 강좌는 1.119개. 지난해 처음 개교할 때 개설됐던 699개 강좌보다 60%가 늘어났다. 외국어와 건강ㆍ스포츠, 요리 등 400여개 강좌는 첫날에 수강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전에는 교양, 취미 관련 강좌들이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스트레스 해소 등 현대사회의 흐름이 반영되어 심리상담ㆍ치료 등의 강좌에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고 교육원 관계자는 전했다.
여름학기 강좌 신청 수강생은 1만8,094명이지만 실제 강좌에 참여하는 인원은 1만여명으로 8,000여명 가량이 중복 강좌를 듣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참여한 시민대학 수강생들 40~50대 주부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성별로는 여성이 10명 중 7명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구와 중구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한 반면 대덕구의 참여인원이 적다. 이는 대덕구에서 중구 시민대학까지 거리가 멀고 구청에서 실시하는 배달강좌제를 활용하기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민대학이 활기를 띠면서 강사로 참여하면서 수강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요가를 가르치고 있는 최현숙(45)씨는“평소 요리에 관심이 있어 강의가 없는 시간을 이용해 요리 수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개설강좌의 경우 수강신청 인원이 계획보다 적으면 폐강되기도 하지만 시민대학측은 새 강좌를 적극 개설하고 있다. 김미영 학사운영팀장은“시민들이 필요하다면 제공해야 한다는 자세로 분야별 담당자들이 강좌를 적극 발굴하고 수강생이 요청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원도심 활성화 기여에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강생들이 교육시간에 강의만 듣고 가버리기 때문에 주변 식당 등을 이용하는 시간이 시간이 적다는 것이다. 시민대학 인근 한 식당주인은“수강생들이 식사를 하러 많이 오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대학측은 약간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시민대학관계자는“올 1학기가 끝나고 2주간 방학을 했을 때 주변 식당은 손님이 없다고 난리였다”며“반면 학기중에는 주변 식당이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반박했다. 그는“단순한 상권회복의 문제로 보지 말고 문화의 발전, 시민 공동체 형성을 통한 소통의 장소제공 등 무형의 성과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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