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당대회 D-2
"대권 포기해라" "정치적폐 전형" 마지막 합동연설회서도 난타전
서-홍문종, 김-김태호ㆍ김을동, 후보간 합종연횡탓 판세 안갯속

새누리당 7ㆍ14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11일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끝내 극한의 충돌을 빚었다. 경기 성남시민체육관에서 열린 마지막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서 의원은 “김 의원의 당 대표 행을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막겠다”고 선언했고 김 의원은 “구태정치의 전형, 정치 적폐”라고 서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주말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폭발함으로써 전당대회 이후까지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서청원ㆍ김무성 사생결단 승부수
이날 연설회에서는 특히 그 동안 상대 후보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던 김 의원이 폭발했다. 그는 “어떤 후보는 저에게 대권 욕심이 있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최근 서 의원이 대권 도전 포기 선언을 촉구한 사실을 거론한 뒤 “그런 무책임한 발언이 오히려 레임덕을 부추긴다”고 서 의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치공세야말로 구태정치의 전형이고,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정치 적폐”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2등한 후보가 금도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 의원도 가시 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 당권에 나온 사람이 대권을 맡으면 당리당략적으로 인사권, 당권을 장악하게 된다”며 “(대표가 된 후에)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면 불공정 경선 아니냐”고 김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후보에게 대권을 포기하면 중대한 결단을 하겠다고 했는데 대답을 하지 않기 때문에 거부한 것으로 보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키워야 할 대권주자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의원,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을 차례로 호명해 김 의원을 자극하기도 했다.
후보간 합종연횡 등 변수
이날 연설회장에서는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 시도가 포착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연설회 직후 같은 친박계이면서도 그 동안 거리를 뒀던 홍문종 의원과 나란히 체육관을 돌며 당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반면 김 의원 지지자들은 같은 김태호 김을동 의원이 소개될 때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양강 두 의원을 중심으로 후보간 합종연횡이 무르익어 가면서 전대 판세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박심’을 둘러싼 막판 신경전도 치열했다. 친박계 맏형인 서 의원은 “이번 전대의 의미는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첫째 이유”라며 김 의원을 에둘러 비판한 뒤 “제가 압도적 승리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 의원은 “19대 총선 때 백의종군으로 우파 분열을 막았다”며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는데 남은 일생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연설회장은 조직력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서 의원 측 지지자들이 체육관의 절반 가까이를 채웠다. 반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 측이 여전히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캠프 측 이재진 대변인은 “추격전을 벌이던 서 의원이 9일을 기점으로 골든크로스를 만들고 김 의원을 앞섰다”고 주장한 반면 김 캠프 측 허숭 대변인은 “판세가 이미 기울어 더 이상 변수는 없다”고 판세고정을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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