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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선출 '뒷말 잡음 반발 불복'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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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선출 '뒷말 잡음 반발 불복' 유감

입력
2014.07.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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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신임 총장 선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27년 만의 비상총회를 예고하고 있고, 교수 165명은 현 총장과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국내 최고 대학이자 국립대인 서울대가 뿌리부터 흔들릴 위기에 놓였다.

사태의 발단은 서울대 이사회가 지난달 19일 교직원과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가 1순위로 올린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교수 대신 2순위인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한 결정이다. 교수들은 “학내 구성원들의 중지를 모은 평가 결과를 무시한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 총장 직선제에서 대통령에게 2인의 후보를 추천할 때도 후순위자를 총장으로 임명한 전례가 없을 정도로 대학의 자율적 결정권과 구성원들의 의사는 존중 받았다는 게 교수들 주장이다. 성 교수 개인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절차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것이다. 교수협의회가 서울대 전체 교수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007명중 75%가 정당성 결여에 불만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사회 측은 “총장 선출 과정이 절차상 하자 없이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정관에는 ‘총장추천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올린 3명을 동등하게 고려한다’고 되어있지 평가에서 1위를 한 사람을 반드시 뽑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주장한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의 민주성을 따지는 교수들과 제도적인 정당성을 주장하는 이사회가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사회의 태도다. 총장 선출 문제가 갈등에 휩싸였으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나서야 할 텐데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2순위자를 선출했다고 당당하게 설명하고 교수들을 설득하면 될 일 아닌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총장 선출이 정당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차제에 이런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총장 선출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관련 규정들이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채 촉박하게 만들어지는 바람에 불씨가 커졌다. 특히 현직 총장과 정부 측 입김이 영향을 미치도록 된 현 이사회 구성 방식은 재고해볼 여지가 많다. 외국 주요대학의 경우 시민단체와 학내 구성원 대표가 이사회에 고루 참여해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고 있다.

국립대법인으로 전환한 뒤 처음 간선제로 뽑은 총장 선거가 축제는커녕 반발과 불복으로 얼룩진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갈등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교수와 이사회가 합리적인 방법으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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