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채 태어난 아기로는 세계 최초로 완치 판정을 받은 미국 어린이의 체내에서 다시 HIV가 검출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는 성명을 통해 지난해 3월 미시시피대 의료진이 ‘기능적 완치’ 판정을 내린 4세 여아의 HIV 수치가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중단한 지 27개월 만에 검출 가능한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기능적 완치란 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몸속에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고 억제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달 초 이 대학 의료진의 정기 방문 검사 결과 아이 체내에서 HIV가 검출됐으며 면역세포 수치도 낮게 나오는 등 면역체계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재개했으며, 이 어린이는 HIV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할 처지다.
미시시피대 의료진은 지난해 3월 애틀랜타에서 열린 감염학회에서 2010년 7월 HIV 보균자로 태어난 여아가 집중적인 약물치료로 출생 후 2년6개월 만에 기능적 완치 상태가 됐다고 발표해 세계 의학계를 흥분시켰다.
의료진은 아기에게 생후 30시간 뒤부터 세 종류의 항바이러스를 동시에 투여하는 고강도 약물 치료를 진행했다. 18개월째부터 HIV가 검출되지 않자 투약을 중단했고, 9개월 뒤 HIV가 체내에 사라진 것으로 보고 완치 판정을 내렸다. 의료진은 HIV가 신생아 체내에 서식지를 만들기 전에 조기 치료를 진행한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해석했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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