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해외파와 K리그 선수 비교
국가 대표 사령탑 지휘봉을 내려놓은 홍명보(45)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B급 선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홍 감독은 10일 ‘엔트리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국내파 선수들을 대상으로 전지훈련을 하면서 해외파들과 많은 비교를 했다”며 “아무래도 2012 런던 올림픽 감독이기 때문에 올림픽 멤버들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했고, 지금 해외파들이 K리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어 “예를 들면 해외파는 우리나라에서 A급 선수들인데 유럽에 나가면 B급 선수들”이라며 “실력은 조금 떨어져도 소속팀 경기에 꾸준히 나오는 국내파와 실력은 좋지만 기회를 얻지 못하는 유럽파 가운데 누구를 대표팀에 발탁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국내파로 치른 1월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0-4로 패하는 것을 보고 (해외파 쪽으로) 생각이 바뀐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럽에 좋은 선수가 나가 있지만 경기를 못 뛰고, 국내에서 경기를 뛰지만 실력은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한국 축구가 갖고 있는 숙제이며, 이 선수들을 어떻게 팀으로 이끌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대표팀 수장으로서 K리그 선수들을 한 단계 아래로 내려본 것이어서 적절치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그나마 빼어난 활약을 펼친 태극전사는 해외파보다 국내파가 대부분이었다. 대회 첫 골을 넣은 육군 병장 이근호(29ㆍ상주 상무)와 장신 공격수 김신욱(26), 골키퍼 김승규(24ㆍ이상 울산 현대) 등 K리그 무대를 누비는 이들이 돋보였다.
반면 홍 감독이 집착에 가깝게 중용했던 박주영(29ㆍ전 아스널)은 끝내 침묵했다. 이외에도 소속팀 입지가 불안한 윤석영(24ㆍ퀸즈파크 레인저스), 지동원(23ㆍ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25ㆍ카디프시티)도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홍 감독은 선수 선발을 놓고 “월드컵에 나가는데 좋아하는 선수만 데리고 나가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철저하게 검증하고 냉정하게 판단했다”면서도 “그러나 밖으로 비춰질 때 안 좋게 비춰진 것은 내 실수”라고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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