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전남 학도병 6·25참전 기념식 개최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한 전남지역 학도병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식이 64년 만에 처음으로 여수에서 열린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는 오는 14일 여수시 오림동 진남체육공원 내 6·25참전 학도병 기념비 앞에서 ‘전남지역 학도병 6·25출전 64주년 기념식’을 갖는다고 10일 밝혔다.
기념식은 생존 학도병과 유가족, 보훈·안보단체를 비롯해 육군 제7391부대, 순천보훈지청 등이 참석하며, 64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기념 행사는 학도들이 입대한 날짜에 맞춰 민·관·군이 합동으로 개최하는데 대해 의미가 크다.
한국전쟁 당시 전남지역 중·고등학생 180여명은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13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학도병으로 군대에 자원 입대했다. 15세에서 17세 사이의 어린 학도들은 혈서를 쓰고 입대 후 12일 만에 경남 하동군 화개전투에 투입됐다.
당시 순천에 주둔한 국군1사단 15연대에 편성돼 전략 요충지인 화개장터 방어를 명령 받은 학도들은 6개 소대 병력으로 직사포와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 6사단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학도들은 이 전투에서 70여명이 전사 또는 행방불명 됐다. 이후 진주 촉석루전투, 함안전투, 낙동강 최후방어전투에 투입돼 많은 학도들이 전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전남 학도병 출신지역은 여수가 76명으로 가장 많고 순천 54명, 광양과 보성이 각각 13명, 강진 8명, 고흥 등 16명이며 생존 학도병은 30여명 이내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참전 64년이 지나도록 학도병의 출신지역과 학교별 정확한 인원 등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고효주 여수시지회장은 “전남 학도병은 6·25전쟁에 가장 먼저 자원입대하며 조국을 지켰지만 지금까지 한차례의 기념식도 열리지 않는 등 세상의 관심 밖이었다”며 “책을 버리고 총을 든 학도들의 정신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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