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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찜통도시’ 불명예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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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찜통도시’ 불명예 벗는다

입력
2014.07.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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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담장 허물고 나무 심어 도심 ‘열섬 현상’ 줄이기로

전국 최고기온을 수시로 기록하는 전북 전주가 ‘찜통도시’라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아파트 담을 허물고 이곳에 나무를 심기로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1,000만 그루 나무를 심어 도심의‘열섬 현상’을 줄이겠다는 공약을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부터 인도에 접한 아파트 담장을 없애고 나무를 심어 작은 숲을 대대적으로 조성해 열섬 현상을 어느 정도 해결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실제로 전주는 급격한 도시화로 산림이 크게 훼손돼 녹지대가 급격히 사라지고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등 개발 일변도의 도시계획으로 기온이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지난 2012년 여름 전주의 최고기온은 대구보다 섭씨 1.5~2도 높았고, 2011년에는 하루도 없었던 폭염경보 수준의 35도 이상 되는 날도 9일이나 됐다.

특히 2012년 8월에 가장 높았던 기온은 38.2도까지 치솟아 1930년 38.6도에 이어 80여 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전주시민 63만명 가운데 아파트 거주자는 40만명으로 60%에 달한다. 전주는 2000년 이후 아파트가 우후죽순 건설되면서 총 507개(15만여 세대) 단지가 들어섰다.

이 같은 폭염은 이들 아파트가 바람 길을 차단해 ‘열섬 현상’을 부채질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건축물의 급증과 차량 증가에 따른 대기오염 등으로 낮 동안에 뜨거운 대기가 섬 모양으로 덮여 있게 됐고 밤에도 이 뜨거워진 공기나 지표면이 잘 식지 않아 열대야가 계속된 것이다.

이처럼 산이나 높은 대지로 둘러싸인 분지형의 전주가 불볕더위로 해마다 몸살을 앓자 전주시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시는 아파트 주민의 3분의 2가 동의하면 숲을 조성해주고 보안이 우려되는 곳에는 폐쇄회로(CC) TV도 설치해주는 한편 저층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나무 울타리도 만들어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세부 계획서를 관내 모든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에 보내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로 했다.

김 시장은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있지만 도심의 통풍을 가로막는 무분별한 난개발이 전주의 수은주를 끌어올렸다”면서 “인공 숲이나 습지를 조성하는 등 열섬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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