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10명 중 7명 “아베 총리 비호감”
한-일 민간 싱크탱크 공동여론조사
한국과 일본 국민은 상대국 정상에 대해 대체로 나쁜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국민은 10명 중 8명 꼴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일본 국민은 10명 중 5명 꼴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인상이 나쁘다’고 답했다. 양국 국민은 또 두 나라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한 우선 과제로 상대국의 교과서 문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의 언론NPO가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상호인식조사를 실시해 10일 발표한 결과에서 드러났다. 민간 싱크탱크인 두 기구의 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대국 정상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한국 국민은 75.9%가 ‘매우 또는 대체로 나쁘다’고 답했다. 일본 국민은 같은 답변의 비율이 45.3%에 이르렀다.
한일 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국 국민이 더 부정적이었다. ‘필요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답변이 한국은 72.4%, 일본은 40.5%였다. 반면 ‘최대한 빨리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답변은 한국은 14.2%, 일본은 36.5%로 나타났다.
상대국 국민의 인상도 ‘비호감’이 절반을 넘었다. ‘대체로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답변이 한국은 70.9%, 일본은 54.4%로 집계됐다.
‘현재 한일 관계가 어떻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약간 나쁘다’ 또는 ‘매우 나쁘다’는 응답이 한국은 77.8%, 일본은 73.8%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조사의 67.4%, 55.1%보다 훨씬 심해졌다. ‘좋다’는 의견은 한국 2.3%, 일본 5%에 불과해 지난달 7일 발표한 ‘한국일보ㆍ요미우리 신문 공동 여론조사’의 11.3%, 7% 보다도 낮았다.
두 나라 국민은 관계 악화의 원인인 역사문제에 대해서도 극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문제와 관련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선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81.9%), ‘일본인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71.6%), ‘침략전쟁에 대한 일본의 인식’(70.6%)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가장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한국의 반일교육 및 교과서의 내용’(56.1%), ‘역사문제에 대한 한국인의 과도한 반일행동’(54.4%), ‘한국 정치인의 일본에 대한 발언’(34.8%) 등을 꼽았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는 시각도 한국은 66.5%가 ‘어떤 경우든 참배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일본은 ‘참배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참배하는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67.9%였다. 눈길을 끄는 건 일본의 지식층을 대상으로 범위를 좁혀 한 조사에서는 ‘어떤 경우든 참배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이 52.6%로 가장 높게 나온 점이다.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장은 “현재 한일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한국 46.4%, 일본 31.4%로 나온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양국 시민사회가 두 나라 관계를 건설적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도 야스시 언론NPO 대표는 “한일 정부의 외교적 화해 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부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민간에서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에서는 6월 10~26일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원에 대한 면접조사방식으로, 일본에서는 5월 31일~6월 22일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방문유치회수법으로 이뤄졌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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