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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의 신’ 판할 감독의 아쉬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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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의 신’ 판할 감독의 아쉬운 선택

입력
2014.07.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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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교체의 신’으로 떠올랐던 루이스 판할(63)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감독이 아르헨티나와의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고배를 마셨다.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졌다. 6일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로 흥했지만 이번에는 재미를 못 봤다.

승부사 판할 감독의 교체 카드 선택이 아쉬웠다. 판할 감독은 코스타리카의 돌풍을 잠재울 당시 승부차기를 예상하고 교체 카드 한 장을 남겨뒀다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골키퍼 야스퍼르 실러선(아약스)을 팀 크륄(뉴캐슬)로 교체했다. 187㎝의 실러선에 비해 7㎝가 더 큰 크륄을 투입해 승부차기에서 조금이라도 더 골문의 공백을 줄여보려는 계산은 크륄이 두 차례나 상대 슛을 막아내며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장 전반 6분 마지막 남은 교체 카드로 공격수 클라스얀 휜텔라르(샬케)를 선택했다. 어떻게든 연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었지만 끝내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결국 승부차기는 실러선으로 갈 수밖에 없었고, 실러선은 상대의 슛을 한 차례도 막아내지 못했다. 양 팀의 소극적인 경기를 감안할 때 크륄 대신 휜텔라르를 내보낸 것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판할 감독은 공교롭게도 자신의 제자인 아르헨티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모나코)에게 당했다. 판할 감독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네덜란드 프로축구 AZ알크마르의 지휘봉을 잡았고, 로메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 팀의 유니폼을 입고 90경기에 나갔다. 2007년 로메로를 아르헨티나 프로팀에서 데려온 것은 다름 아닌 판할 감독이었다.

애초 알크마르의 세 번째 골키퍼로 출발한 로메로는 판할 감독의 신뢰를 얻으며 주전 자리를 꿰차는 등 승승장구했고,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가 됐다. 판할 감독은 4강전을 마친 뒤 “아르헨티나에는 지지 않았지만 승부차기는 언제나 행운의 문제”라면서 “물론 내가 로메로에게 페널티킥을 어떻게 막는지 가르쳤다”고 허탈해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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