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입 관점에서만 놓고 보면 ‘지구 온난화’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 3국에게는 경제적으로 큰 이득을 제공하게 됐다.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3개국이 북극항로를 통해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데 협력키로 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일본의 미츠이해운과 중국의 차이나항만개발이 러시아 서시베리아 야말반도 유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과거 두꺼운 빙산 때문에 포기했던 북극항로를 통해 도입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총 9억3,2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인데, 이 가운데 대부분은 쇄빙기능을 갖춘 첨단 LNG운송선 구매에 투입된다. WSJ은 LNG 수송선은 한국의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으며 2018년부터 건조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분야에서의 불협화음에도 불구, 경제분야에서는 한중일 3국이 그나마 해빙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WSJ는 온난화 이전에는 뚫고 지나갈 수 없는 길로 여겨진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항로가 이전보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경우보다 40%나 줄어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미츠이 해운이 북극항로를 시험 운항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해빙기의 원유수송 정규 항로로 선정한 것도 북극항로의 경제적 효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위 70도로 북극권 훨씬 안쪽의 야말 유전은 러시아 노바텍사가 지분 60%를 소유하고, 나머지 20%씩은 프랑스와 중국 자본이 갖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젠나디 티모센코가 주요 주주인 노박텍사는 이 유전에서 연간 1,650만톤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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