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보고 느끼는 것을 넘어 작품이 탄생한 시대상과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고 작가의 예술혼을 공감할 수 있다면 예술을 접하는 이해의 폭과 깊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최근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위치한 갤러리아 포레로 확장 이전한 더페이지갤러리가 근ㆍ현대 미술에 대한 체험과 공감을 주제로 내걸고 개관 전시 ‘노 모어 아트’(NO MORE ART) 전을 마련했다.
전시장은 드라마 세트장과 같은 분위기로 구성돼 있다. 입구에 설치된 열차 안으로 들어서면 한쪽 편에 설치된 LCD 모니터 열차 창을 통해 시간을 거꾸로 가는 신문기사들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시인 이상이 서울 청진동에서 직접 운영했던 제비다방과 나혜석, 이중섭의 방, 박수근의 화실 등이 펼쳐진다.
시인과 소설가 화가 등이 모여 시대와 예술을 논했던 제비다방에선 관람객들이 직접 커피를 마시며 당대 예술인들의 고뇌와 희망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이중섭의 방에선 곤궁했던 제주 시절에 담뱃갑에 작품을 그렸던 상황을 재현해 직접 은지에 그림을 그려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또한 이상의 친구인 화가 구본웅의 우고당과 천재화가 이인성이 면벽 수행한 공간도 지나게 된다.
국제시장 광장에선 해방 이후 힘겨운 삶의 현장에서 부대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애환과 그 속에서 꽃 핀 예술의 원천과 마주하게 된다. 거리에서 구두닦이, 우산장수, 아이스깨끼 장수 등이 시대적 풍경을 연상시키고 재미와 활기를 주는 역할을 맡아 진행한다. 또한 실제로 관람객의 구두를 닦아 주기도 하는 등 시대적 분위기를 퍼포먼스화 하여 관람객들이 당대의 풍경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근대미술 체험공간을 지나 ‘1960~2014 공존, 그들 각자의 공간’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현대미술 공간에서는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플럭서스로의 초대’를 비롯해 데미안 허스트의 ‘새로운 종교 샘 프란시스’, 리처드 페티본의 ‘페티본의 위대한 그림 사용법’, 쉬빙의 ‘과거를 다시 쓰다’, 김중만의 ‘카메라로 그린 수묵화’, 르 코르뷔지에의 ‘거대한 건축의 집약체인 아트퍼니처’를 보며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공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성지은 더페이지갤러리 대표는 “이번 체험전시는 작품이 아닌 ‘예술가의 방’을 통해 삶이 예술임을 보여주고, 한국의 오늘을 있게 한 시대적 낭만과 연대의식 그리고 가족애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전했다.
9월 28일까지 전시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1만원, 청소년ㆍ대학생 8,000원 , 초등학생 이하 7,000원. (02)3447-0049
홍성필기자spho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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