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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원칙 없는 전략공천에 재보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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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원칙 없는 전략공천에 재보선 빨간불

입력
2014.07.0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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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마지막 날까지 오락가락하다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카드'

진보정당 후보 대거 출마에 여야 일대일 구도마저 흔들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한길 대표 옆자리에 앉기 위해 의자를 빼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김한길 대표 옆자리에 앉기 위해 의자를 빼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새정치민주연합의 7ㆍ4 재보궐선거 공천이 막판까지 표류를 거듭하면서 벌써부터 재보선 결과를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가 높다. 지도부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 원칙 없는 전략공천을 통해 당내 갈등을 자초했고 진보정당 후보들의 대거 출마로 6ㆍ4 지방선거처럼 여야 일대일 구도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략공천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

새정치연합의 공천 갈등은 지도부가 전략공천의 첫 단추부터 잘못 꿴 탓이란 평가가 많다. 당초 ‘호남 경선’ 원칙을 뒤집고 광주 광산을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했고 동시에 광주에 출사표를 던진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투입했다. 결국 광주 광산을은 구인난을 겪다 경선 실시까지 재검토한 끝에 9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전략공천으로 결론이 났다. 공천 마지막 날까지 오락가락 행보를 반복한 것이다.

지도부 입장에서 기 전 부시장 카드는 ‘광주 텃밭’에 나선 천정배 전 의원을 배제하고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인 기 전 부시장을 내세워 서울에서 승리하겠다는 ‘양수겸장’의 수였다. 하지만 기 전 부시장의 유턴과 천 전 장관의 배제 명분을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면서 당내 반발만 키웠다. 특히 동작을에서 낙천한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이 기 전 부시장의 출마 기자회견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은 갈등 관리 능력을 상실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취약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권은희 카드’에 대한 당내 의견도 분분하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당시 외압을 폭로했던 권 전 과장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면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권 전 과장이 지난달 20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표를 제출할 때 “야당의 러브콜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무성했던 점에서 여당 공세의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광산을에 출마한 천 전 의원을 배제하고 기 전 부시장을 무리하게 서울로 차출한 배경으로 권 전 과장 영입을 염두에 둔 두 공동대표의 전략을 꼽고 있다.

재보선 전망도 빨간 불

새정치연합의 원칙 없는 공천은 결국 재보선 패배라는 자업자득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권 전 과장 카드로 인해 수도권 등에서 보수층을 결집시켜 전체 선거구도가 야당에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의 시계가 지난 대선 직전으로 돌아갈 경우 진영간 대결을 부추기고 정치 불신을 증폭시켜 무당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권은희 카드’가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이다. 당장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권은희 전 과장을 향해 “대선 당시 ‘경찰 수뇌부가 국정원 댓글 사건의 수사를 축소ㆍ은폐했다’는 위증으로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리고도 한마디 사과조차 안 했다”며 “후보등록을 강행할 경우 그 동안 권 전 과장과 새정치연합 간 추악한 뒷거래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공세를 폈다.

진보정당의 대거 출마도 걸림돌이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이날 새정치연합에 야권연대를 위한 협의를 공식 제안하면서 새정치연합은 안팎에서 싸워야 할 처지가 됐다. 물론 실제 연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가운데 진보정당들이 완주를 한다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잇단 인사 실패 등으로 야권에 유리한 정치환경에도 주승용 사무총장이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전체 15곳 중 5곳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 것도 이러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이날 나경원 전 의원을 서울 동작을 후보로 의결하고 권력형 비리 논란이 불거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충남 서산ㆍ태안 후보로 공천한 결정을 번복하고 김제식 변호사로 전격 교체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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