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이 전달의 거의 두 배에 육박했다. 최경환 경제팀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공식화한 상황이어서, 향후 대출 증가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총 378조원으로 전달보다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이 4월 1조7,000억원, 5월 1조3,000억원 등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신규대출보다 상환액이 더 많은 적격대출 등 모기지론 양도분(은행이 대출한 뒤 주택금융공사에 양도)을 제외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월 증가액은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증가폭은 부동산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던 2013년 6월 3조7,000억원(모기지론 양도분 제외 시 3조8,000억원) 이후 최대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역시 한달 새 2조9,000억원 증가하며 작년 6월(4조6,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6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200가구로 전월(6,100가구)보다 오히려 줄었기 때문에 분양이나 입주 때의 집단대출 등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점점 커진다. 다만 서진섭 국민은행 여신상품부 부장은 “정부의 규제완화로 주택담보대출이 늘겠지만 제2금융권으로 향하는 발길을 은행권으로 돌릴 수 있어 반드시 가계부채의 악성화를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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