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유럽에서 가장 큰 학생신문 폐간된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학생신문 폐간된다

입력
2014.07.09 15:28
0 0

유럽의 가장 큰 학생 신문인 런던대의 ‘런던 스튜던트’가 학교의 학생회 조직 재정비 작업으로 인해 곧 폐간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 “런던대 학생회가 신문을 살리기 위한 긴급 기금 마련에 실패해 ‘런던 스튜던트’가 이달 말 폐간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 스튜던트’는 학생회가 자체 재정으로 운영해 왔는데 지난해 학교가 흩어진 학생회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현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길이 막막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단과대학의 구독 등으로 ‘런던 스튜던트’ 제작 및 운영 자금을 충당하던 학생회는 이 같은 학교의 움직임에 강력히 반대해 오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1회성으로 5만4,000파운드(9,367만원)의 재정지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마이클 체썸 학생회장은 “연간 400만 파운드를 주무르는 부총장이 대학 커뮤니티의 핵심 기구를 위해 요구한 얼마 안 되는 지원금도 거절해버렸다”며 “학교가 반달리즘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런던대는 런던에 주로 흩어져 있는 19개 단과대학과 12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영국 왕립대학 연합체로, 재학생만 약 12만명에 이른다. 각 단과대학은 자치적으로 운영되며, 그 규모와 학사 과정도 서로 다르다. 이 학교를 대표하는 신문 ‘런던 스튜던트’는 최소 1954년부터 ‘선셋(Sunset)’이란 제호로 발행돼다 1979년 제호를 바꿨으며 현재 한 달에 1회 꼴로 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발행부수는 약 1만2,500부이며, 사무실은 런던의 예술가, 작가, 출판업자, 사회운동가 등이 모이던 블룸스베리에 자리 잡은 학생회 본부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195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남아공 학생 지지, 1980년대 소수자들의 파업 지지를 비롯해 왕성한 사회활동을 전개한 전통을 갖고 있다. 지난해 값비싼 등록금에 반발해 대학생들이 주도해 국회를 점거하는 시위와 관련된 보도를 했고, 2005년 7월 발생한 런던 지하철 테러 직후 보수성향의 타블로이드 매체인 ‘메일 온 선데이(Mail on Sunday)’가 학생기자들에게 “이슬람계 학생들의 모임에 잠입해 대화 내용을 녹음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을 제안했던 내용을 공개해 영국 언론이 보도한 적도 있다. 또 이 신문에서 활동했던 학생 중 상당수가 영국 주요 언론에서 활동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회 통합 추진으로) 학생회가 문을 닫으면서 지난해 기금 마련이 중단됐고, 그렇다고 학교가 재정을 지원하지는 않아 이제 ‘런던 스튜던트’의 미래는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며 “학생들이 기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신문을 계속 발행할 수 있지만, 그건 학교 소관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런던 스튜던트 편집장인 오스카 웹은 “우리 신문은 지난 60년간 학교의 큰 자산이자 학내 구성원들에게 꼭 필요한 조직이었다”며 “학교의 현 태도는 이런 소중한 유산을 팔아먹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