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앞 무력도발했던 것과 상반, 침묵 속 북중 고위 접촉 기다릴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침묵 속에서 중국 고위급의 접촉을 기다리는 전략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입장에서 한중 정상회담의 결과는 상당히 부담스런 내용을 담고 있다. 한중 양국정상이 ‘한반도 핵개발에 대한 확고한 반대’의지를 확인한 데 이어 시 주석이 박근혜정부의 통일구상인 드레스덴 선언까지 지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해 방중 직후 노동신문 사설에서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 개선을 전혀 바라지 않고 핵문제를 구실로 외세를 등에 업고 반공화국 압살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발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당시 두 정상이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올해 한중 정상회담 이후인 7일 북한은‘올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며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나섰다. 회담을 앞두고 동해상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두 차례 무력도발을 했던 것과도 180도 다른 반응이다.
아직까지 북한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8일 정부 관계자는 “회담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내용이 나오긴 했지만 중국을 혈맹으로 인식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회담결과를 왈가왈부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괜히 나섰다가 혈맹관계인 중국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일단 무시로 일관하면서 중국 입장을 탐색함과 동시에 중국 고위급 인사로부터 회담 내용과 관련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때를 기다리는 전략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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