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공편·선박 운항 중단
대부분 상가 임시 휴업 돌입
해안 지역은 해일 피해 우려
초대형 태풍 8호 너구리가 8일 일본 오키나와를 지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7월 발생한 태풍으로는 역대 최대급인 너구리는 10일께 일본 규슈에 상륙한 뒤, 혼슈를 관통할 것으로 보여 일본 열도가 태풍 비상에 걸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너구리는 이날 오전 오키나와현에 접근하면서 최대 순간 풍속 초속 75m의 강풍이 불어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가 하면 주택가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오키나와현 난조시, 기노완시 등은 이날 아침부터 전 주민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를 내리고 시청사와 공공건물로 주민대피를 유도했다. 오키나와 주민의 3분의 1에 달하는 59만명 가량을 대상으로 내려진 피난 권고령은 이날 밤늦게 해제됐다.
일본 기상청은 오후 2시부터 태풍이 오키나와 본토에 가까이 접근하자 호우특별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의 외출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나하시 슈리지역에서는 주택가 옥상의 담수탱크가 추락하고, 목조건물 식당이 부서지는 등 재산피해가 이어졌고 주민 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태풍으로 나하공항 등 오키나와 지역 모든 공항의 항공편은 물론 오키나와 본섬과 주변 섬을 잇는 모든 선박 운항이 중단됐다. 나하시 국제거리 등 대다수 상가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나고시에서는 시간당 33㎜의 비가 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9일 새벽까지 시간당 60㎜ 이상의 비가 뿌리는 등 200㎜를 넘는 폭우가 계속됐다. 태풍 피해로 우루마시, 난조시 등 오키나와현내 10만여 세대가 정전, 상당수 주민이 밤늦게까지 공포에 떨었다.
한편 이날 오전 925헥토파스칼(hPa)의 초대형급을 유지하던 너구리는 오키나와 본토에 접근하면서 세력이 조금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기세로 북상을 거듭하고 있다.
태풍의 접근에 따라 일본 본토의 최남단인 규슈지역도 이날 밤부터 본격 영향권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든 가고시마현 오키노에라부섬 와도마리초 등 7,800세대에 정전이 발생,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규슈 지역에는 9일까지 최대 풍속 25m, 순간 풍속 35m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예상된다. 가고시마현 아마미 지역에는 9일까지 시간당 50㎜의 비가 예상된다. 규슈 남부와 시코쿠지역은 10일까지 500~700㎜ 가량의 비가 뿌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상청은 12일에는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에도 태풍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고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